종강을 했다. 기숙사에 있는 모든 짐을 택배로 붙이고 셔틀장으로 내려왔다. 자꾸 뭔가 두고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식으로 종강때만 되면 잃어버린 물건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엔 다섯 번도 더 확인했다. 분명히 짐은 다 쌌다. 근데도 뭔가 두고온 것 같았다. 뭔가 안챙긴 것 같았다. 버스를 타고 나서도 불안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아 생각해보니... 두고온건 짐이 아니라 내 마음이구나. 모든 것이 너와 처음이어서 설렜던 마음, 함께여서 좋았던 마음, 행복했던 마음. 추억들. 이런것들은 다 두고 나는 너에 대한 미움만 가지고 떠나. 난 아직도 널 이해할 수 없어 왜 그렇게 날 버려야했는지. 처음 시작처럼 끝이 좋았던건 아니지만 시간이 곧 약이겠지. 너도 행복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