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약값으로 한달에 10만원 정도 나가요 할머니랑 여행 많이 다니려고 돈도 모아요 안마기도 사드리고 좋은 음식도 사드리고 할수 있는 한 할머니 잘 해드리려 해요 근데 너무 후회가 되고 챙겨드리면 드릴수록 속상하고 답답하고 누가 심장을 콱 움켜쥐었다가 놓는것 처럼 가슴이 저릿해요 내가 너무 늦게 어른이 됐어요 근데 할머니는 너무 빨리 늙어가세요 내가 초등학생 때는 안경 없이도 성경책 잘만 읽으셨고 불일폭포도 거뜬히 오르셨는데 이제는 안경 없으면 코앞에 티비도 안보인다 그러고 계단 두세개만 올라도 무릎이 아파서 쉬어야해요 내가 조금만 더 빨리 약 사드렸으면 지금보다 훨씬 건강하지 않으셨을까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실 때 먼 곳으로 여행도 많이 다녀올걸 너무 후회가 돼요 손잡고 집 근처 카페만 가도 ㅇㅇ이랑 이렇게 놀러다니고 할머니는 너무 행복해 이래요 나는 아직도 아이 같은데 할머니 없으면 안되는데 할머니는 너무 빨리 늙어가서 무서워요 저는 진짜 할머니 없으면 안되거든요 그건 제 세상의 종말 이거든요 어떡해야 할까요 종종 떠오르는 상상 만으로도 숨쉬기가 힘든데 그런 날이 진짜로 다가오면 어떡해야 할까요 할머니에게 이 빚은 다 언제 갚고 고생하신 것 언제 다 보답할까요 가슴이 너무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