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을 꿔서 잠이 확 나갔는데...갑자기 가위 심하게 걸렸던 일이 생각나서 풀어보려 합니다. 편한 말투로 할게용
대학교 입학하고 처음 자취를 허락받았다. 세상의 모든 자유를 가진 것 같아서 기분은 좋았다만, 자취비용을 생각하니 걱정이 앞섰다.
방을 열심히 발품팔다가, 약간 반 지하 느낌이지만 그래도 투룸(?)에 보증금 200. 월20이라는 초저가의 방을 구하게 됬다. 대학교 바로 앞이라 10년전 가격임에도 싼 편이었다. 주인 할아버지가 조금 무섭게 생겨서 (정확히는 음침) 왠지 모를 걱정이 있었지만 가격에 모든 걱정은 무너졌다.
이사를 하고 얼마 안 되어서였다.
난 사실 겁이 많다. 남자치고 사슴눈?을 달고 있는데 겁이 많은 순딩이다. 그래서 잠을 잘 때는 방문을 닫고, 거울도 치운다.
그 날은 지나치게 비가 많이 왔다. 부슬부슬이 심할 정도로. 처음으로 자취한 것을 후회했지만 어쩌겠나. 언능 잠이나 자야지. 그런 생각을 하는것과 동시에 잠에 들었다.
너무 깊이 잠들어서인가. 현재 상황이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아까 겁먹어서 닫은 방문이 열려있다. 이상해서 쳐다보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들어왔다. 긴 머리에 무엇인가 떠 있는 것 같았다. 순간 직감했다.
이건 귀신이다.
너무 놀라 비명을 지르려는데, 그 순간 나는 가위에 눌렸다는 걸 알았다. 몸이 움직여지지 않아서 온 몸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런데 그 귀신은 갑자기 내 몸 위로 올라왔다. 매우 빠르고 거칠게.
그리고 나에게 소리쳤다.
'내가 누나야. 너의 누나라고. 나를 봐.' 나를 마구 흔들면서 소리쳤다. 실제로 누나가 있는데 왠 누나라니.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무서워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자 그 귀신이 같은 얘기를 반복하더니, 손 비스무리 한 걸로 내 눈을 강제로 띄게 하는게 아닌가.
십할
가위 눌려서 몸도 안 움직여지는데, 이대로다간 심장마비 걸려서 죽을 것 같았다. 온 몸으로 발버둥치며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살려줘, 살려주라고
그 순간 아무일도 없었단듯이 꿈, 가위에서 깼다. 밖은 아직 비가 세차게 내려서 내가 지른 소리는 아무도 못 들었을 것이다. 다행히 방 문도 닫혀있었다. 난 그 이후 한동안 그 자리에서 잠을 자기 어려웠다.
계약이 끝날 무렵, 그 주인집 할아버지는 가끔 내려와 허튼 소리를 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마치 추억을 회상하듯이 넌지시 얘기하셨다.
'아 사실, 여기 이 집에서 사람이 죽은 적이 있어. 지금 자는 방 말고 옆방에서 여자가 남자랑 다투다가 아마 목을 메달았었지.'
그래서 옆방에서 내 방으로 여자가 걸어온건가. 계약을 마치기 직전이라 천만 다행이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