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어떤 풍경을 그리라고 했을 때 한 사람에겐 검은색 연필만을 주고 다른 사람에겐 여러가지 색의 색연필을 준다면 어떨까?
여러가지 색연필을 가진 사람은 (물론 색을 잘 다룬다는 가정 하에..) 비교적 수월하게 대상을 표현할 수 있을것이다.
반면 한가지 검은색 연필만을 가진사람은 오직 색깔 하나로 대상읠 질감과 음영들을 표현해야 하므로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를 내려면 고도의
연습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성우는 한가지 색(목소리) 만으로 캐릭터와 감정을 연기하는 사람이고 배우는 여러색( 목소리, 표정, 제스쳐등..)을 총 동원하여 캐릭터를 연기한다.
성우에 비해 일반 배우는 큰 이점을 가지고 연기하는 것이다.
일반 배우가 성우에 비해 가지는 또 다른 이점은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우리에게 친숙한, 우리 주변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 발음이 새거나 발성이 부족해도 표정으로 때울수 있는 경우도 있다. 다양한 표정을 가진 배우가 주목받을 수 있는 것도 일반 연기자들의 특혜(?)라고 할 것이다.
주변을 살펴봐도 일반 사람들의 발음을 그렇게 뚜렷하지 않고 잘못된 발음은 예사로 사용되기도 한다. 오히려 일상 생활에서 아나운서나 성우같은 또렷한 발음과 발성은 위화감의 원인기 되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에게 익숙한 주변 사람을 연기하는 일반 배우들에겐 도드라진 목소리 표현 보다는 목소리와 표정등 제스쳐를 얼마자 잘 활용해서 연기하느냐가 연기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것이다.
하지만 성우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동물이나 로봇, 심지어는 나무나 돌같은 대상일 수 도 있다. 애니메이션의 사람 캐릭터라해도 그 표정 표현에는 극명한 한계가 있다. 즉 성우가 표현해야 하는 대상들은 표정이 없거나 단순화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런 대상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오직 목소리뿐이다. 그래서 성우는 극대화된 목소리 연기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종종 tv용으로 제작된 다큐에서 유명 배우들이 나레이션을 맡는 경우를 본다. 안성기나 하정우등 연기로는 최고라 불리는 배우이지만 발음의 정확도나 유려함에서는 완벽함과는 많은 거리가 있다는 것을 느꼈던 적이 있다.
아무리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라 해도 성우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은 또다른 차원의 일이다. 하지만 종종 애니 더빙으로 언급되는 인기 연예인이나 배우들은 일반 연기로라도 어느 경지에 오른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성우는 목소리 연기 하나만으로 엄청난 경쟁을 뚫고 선택된 사람들이다. 그리고 목소리 연기에 관한 한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는 감히 어떠한 일반 연기자도 넘볼 수 없는 경지에 있다. 더빙 연기로 주목받는 젊은 인기 연예인들은 양심을 걸고 자문해봤으면 좋겠다. 본인이 정말 그런 일을 해 낼 실력이 되는지. 대중적 인지도에 의해 쉼게 주어진 자리, 앉고 싶다고 막 앉아도 되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