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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크지 않은(?) 남친에 대한 고민
게시물ID : love_305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불에눕자
추천 : 8
조회수 : 3629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7/06/17 00:52:49
안녕하세요. 가끔씩 착한 남친에게 너무 불만족스러운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여징어입니다ㅠㅠ 복합적인 여러 문제들을 이렇게 제한적인 글로 표현하는 순간 현실과 약간 다른 왜곡이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답답한 마음에 써봅니다. 현명한 오유인 분들께서 조언해주셔도 감사하고 특히 제 남자친구와 비슷한 성향인 남성분들이 조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문제는 표현이 모자란 남자친구 때문에 저의 불만족이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인데요.(3년째, 30대, 철없던 시절은 지났습니당ㅠㅠ) 저는 모든 애정 표현을 마구마구 하는 스타일이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사랑이 가득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사랑도 많이 주고 그만큼 많이 받기도 원하고요. 격하게 포옹하는거, 서로 막 까르르 웃음이 그치지 않는 연애, 그게 저에겐 가장 행복이에요! 

남자친구는 저와 정반대인 사람으로 차분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고 현명한 스타일이랄까요? 감정 자체를 크게 신뢰하지 않고 절제, 자제를 미덕으로 삼아요. 항상 이성적으로 판단하고자 하는 사람이고요. 말도 함부로 꺼내지 않고 지키지 못할 약속은 절대 안 하려는 신중한 사람이요.(저는 뇌를 거치지 않는 수다쟁이에요ㅠㅠ) 

제 성격은 비록 이렇지만;; 저에게 부족한 점을 가지고 있는 남자친구 스타일을 참 좋아해요. 배울 점도 많고 대단해 보일 때가 많더라고요. 감정 처리하는 방법도 많이 배웠고 사랑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도 많이 준 친구예요. 술, 연락, 여자 문제 등 여러 면에서 믿음과 신뢰를 100퍼센트 주는 분이고요. 

문제는... 이런 남자친구가 정말 좋은데ㅠㅠ 제가 타고나길 사랑이 너무너무 많은 스타일이라...ㅠㅠ 남자친구는 노력한다는 표현이 저에게는 한참 모자라게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ㅠㅠ 표현의 코드가 다르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애초에 남친은 표현을 크게 할만큼 느끼지도 못한다도 해야하나.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정확한지 모르겠어요. 저는 남자친구가 '니가 너무 좋아. 너랑 같이 있으니까 먹으니까 보니까 하니까 너무 좋아' 이런 느낌을 더 주었으면 하는데 그게 채워지지 않으니 점점 스트레스가 됩니다. 이 사람은 내가 엄청 좋지는 않은가, 그런 마음이 안 드나, 이 사람 속에 나는 있나, 이런 의문이 들어요 3년이나 만났는데 내내요...ㅋㅋㅋㅋ 이게 의심이라면 차라리 헤어지면 그만일 텐데 의심 같은 감정이 아니라... 뭐랄까, 저랑 다른 표현 정도와 방법에 기운이 빠진다거나 서운하다거나 이런 감정입니다. 노력으로 안되고 그냥... 서로 맞는 사람끼리 만나면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되어버리는 그런 자연스러운 딱! 맞는! 관계 있잖아요. 지금 남자친구와는 그게 아닌 것 같아요.(물론 그런 연애도 헤어진다는 것을 깨닫고 환상을 많이 없애긴 했지만 여전히 그러한 관계에 환상이 남아있네요ㅠㅠ) 

비판이 미리 걱정되어서 하는 말인데 제가 사랑받기만 원하는 그런 상태는 절대 아닙니다ㅠㅠ 서로 각자 열심히 살아가고 서로 잘해주고 좋아하고 맞는 면도 많은데, 저라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 같은 이 core한 점이 어긋나는 것 같아서 혹시 제가 이런 스타일의 남자친구를 어떻게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조언을 얻고 싶어서 쓴 거예요. 

남자친구는 저의 이런 고민들이 너무 이상적이다,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다, 어떻게 세상에 딱 맞는 사람이 있냐, 남녀 차이다, 표현 방법이 다른거다, 마음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너처럼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라는 식으로 말하는데ㅎㅎㅎ(저를 이해하고 본인이 더 잘하겠다는 말도 물론 합니다) 저는 저런 말들이 들을 때는 그럴수도 있겠다 싶지만 결국 잘 들어오지 않고 저랑 더 맞는 사람이 있을 것 같고.. 3년 동안 이런 채워지지 않는 근원적인;; 맞지 않음에 괴롭긴 하네요ㅠㅠ

열혈 재기발랄함이 저랑 딱 맞아서 너무너무 즐겁게 만났던 남자친구는 다른 여자한테도 그래서 괴로웠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core한 것이 딱 맞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에 이번 남자친구와는 쉽게 헤어지지 못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게 행복인가 아닌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식욕도 별로 없고 잘 절제하는 남친 성격이 저와의 관계나 19금 문제에서도 비슷하네요. 저는 막 다 표출하고 싶은데ㅠㅠ 여자에게 빠지고 몰입하고 흥분하는 남자가 아니에요 애초에ㅠㅠ 글이 너무 횡설수설인데.. 결론은 잘 만나보고 싶어서 글을 써본거예요ㅠㅠ 

이러다가 계속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남자한테 눈 돌리거나
사랑이 식을까봐 걱정이에요:( 혹시 제가 어떻게 더 성숙하게 대처해야 하는지 조언해 주시면 감사히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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