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취임하신 이후 가장 심한 댓글 전쟁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댓글을 남기면 비공과 악플이 엄청난 속도로 따라 붙네요.
사실 오전에 기자회견이 있기 전까지는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서 올라오는 댓글들을 보고만 있었는데
댓글들을 보다보니 제가 잠시 깜박한 사실이 하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대통령은 조물주가 아니다. 대통령은 신이 아니다. 우리가 바라는 청렴하고 능력있는 공직자를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공장장도 아니다."
오늘 댓글 중 많이 본 내용이 법무부 장관이야 말로 티끌 한 점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맞는 말입니다. 백번 천번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에 티끌 한 점 없는 사람이 존재할까요?
대한민국 전체가 썩을대로 썩어서 기득권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 사이에도 양심불감증이 퍼져있는 상태인데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크든 작든 먼지들이 붙어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이 전지전능한 신도 아니고,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들 중에 고르고 골라 각 분야에 맞는 후보자를 결정하는 것인데
조물주를 대통령으로 뽑아놓은 것도 아니면서 티끌 한 점 없는 사람을 내놓으라고 하니 참...
대한민국 전체가 그러하니 후보자의 도덕적 문제는 아무 상관없다는 얘기가 절대 아닙니다.
공직자 특히 고위 공직자일수록 더 엄격한 잣대로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후보자가 가진 검찰 개혁 적합성, 업무 능력, 살아온 인생과 같은 다른 측면은 볼 생각도 없이
오로지 그 흠결만을 붙잡고 늘어지기에 하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댓글 중에 지난 9년 동안은 그럼 왜 반대를 했냐는 것도 많이 보이던데 지나간 9년을 되돌아보면
도덕성은 말할 것도 없고, 업무 능력조차 없는 인사들을 수도 없이 뽑았으니 반대를 안 할 수 없었지요.
그 뿐 아니라 언론 & 검찰 & 경찰 & 법원 & 재벌 등등등 사회 각 분야를 대통령 손아귀에 틀어쥐기 위한 인선이었기에
정치에 관심 없는 국민들마저도 어렴풋이나마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던 겁니다.
아침에 마음이 산뜻하지 않았습니다. 실망감 때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현실이 씁쓸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님께서 검찰 개혁을 위해 대한민국의 그 누구보다 치열한 고민 끝에 고르신 후보자일텐데...
지지자인 제가 두 손 들고 환영할 수만은 없는 사람이니...
우리나라에는 이토록 깨끗하고 유능한 인재가 없을까 싶어서 참 씁쓸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뽑은 대통령이 조물주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습니다.
대통령님이 최선을 다하셨을 것을 믿기에, 정치에 대한 혐오감으로 물러나지도 않겠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단지 몇몇의 잘못으로 이리 된 것이 아니라
거기엔 분명 정치와 사회에 무관심했던 저의 책임도 있는 것이기에,
씁쓸하지만 그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변함없이 대통령을 믿고 있는 지지자로서 대통령님의 결정 또한 최선이었다고 믿기에,
최종 판단은 국민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대통령님을 위해, 계속해서 열심히 설득 댓글들을 달겠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도덕적 감수성이 풍부한 사회가 되어서 10년, 20년, 30년 뒤에는
업무 능력은 뛰어나고, 도덕적 흠결은 없는 그런 멋진 인재들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길 간절히...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