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유아시절부터 항상 뚱뚱했어요.
항상 고도비만이었고 중간중간 10키로 15키로씩 뺀적도 있었지만 결국 기존 몸무게에서 5키로씩 더해서 다시 찌고를 반복했어요.
그러다 어느순간 살빼기를 포기했어요.
정말 남들보다 훨씬 덜 먹어도 항상 고도비만이고 빼도 결국 더 찌니까란 자기 변명을 하면서요.
난 안될거라고. 160에 75... 더 찌지만 않아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80만 넘지 말자고요...
그리고 최근 3,4년 간 체중계 위에 올라가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다 몇달 전 이대로는 안되겠단 생각에 운동을 조금씩 하면서 오랜만에 체중계 위에 올라갔는데 65...
체중계를 너무 안썼더니 망가졌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당연하게도요.
그러다 어제 헬스클럽에 상담받으러갔다가 인바디를 했는데 63.5키로래요. 제가요....
같이 간 친구는 74키로가 나왔어요. 같은 키에요.
이게 제 입장에선 얼마나 충격적인 일이냐면요.
전 항상 그 친구를 보며 스스로를 자책해왔어요.
나는 뚱뚱이 재는 통통이.
그래서 재는 저런 옷도 입고 자신감이 있고 남자들 앞에서도 당당하고 소개팅도 하는거고 썸도 타고 연애도 하는거야.
나는 뚱뚱이니까 그럴 수 없어. 나는 정말 못났어 라고요.
그런데 그 친구가 저보다 10키로나 더 나간다니 저한테는 멘붕할만한 일이었어요.
아무리 체중을 안재도 제 몸에서 10키로나 빠지는 걸 몰랐다는걸 이해안되시겠지만 저도 그래요.
저한테 저는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 가장 뚱뚱한 여자 길가는 모든 사람들 중에 가장 못난 여자거든요.
그래서 당연하게도 저는 항상 뚱뚱하고 옷도 무조건 가게에서 가장 큰 사이즈만 사야한다고 생각해왔어요.
이제서야 그러고보니 정말 난 남들보다 적게 먹는데 그게 아주 조금씩 오랜시간에 걸쳐 빠져준거구나 라든가
그러고보니 옷이 좀 널널하고 주문한 옷 사이즈를 바꿔야하기도했구나를 깨달았어요.
정말 바보같죠...?
160에 63.5키로면 그래도 비만 맞아요.
근데 저한테는 지금도 의심이 가는 숫자예요.
고도비만이 아니라 비만이고 그것도 과체중 바로 위에 비만...
저 숫자에 노력하면 되겠다는 의지가 생겨 기분이 좋으면서도 내가 정말 바보같이 살았구나 싶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해요...
그래서 다이어트 성공기도 아니고 날씬이도 아니지만 괜히 얘기하고 싶었어요.
오늘 운동복 상하의 3세트 주문했어요.
헬스클럽에서 신을 운동화도 주문할거예요.
욕심 안부리고 앞으로 8키로! 딱 55돼서 자신감 찾아볼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