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꿨다. 친구들과 세월호를 타고 있었다. 세월호인줄은 알았지만 사고가 날줄은 모르고 있었다. 반 아이들과 즐겁게 놀고 있는데 쿵 소리가 났다. 곧장 배가 뒤집히고 방에 물이 차올랐다. 물살에 이리저리 휩쓸리는데 얼굴도 모르는 선생님이 구명조끼를 입혀주었다. 꼭 살아남으라고 했다. 선생님은 다른 아이들을 구하러 물 속으로 들어갔다. 친구들이 모두 죽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배 안에 남은 숨소리가 모두 끊겼다. 둥둥 떠있는 사람들의 시신 속에서 나 홀로 부유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 빛을 보며 꿈에서 깼다. 아마 구조를 받은것 같다. 일어나며 마음이 아득해 멍하니 있었다. 왜 이런 꿈을 꾼거지 생각하다 얼마전 들었던 황당한 말이 생각났다. '세월호에서 순직한 기간제 교사는 순직 처리하면 안된다.' '순직은 공무원만 인정이 되는데 계약직은 공무원이 아니다..' 평가를 받는 입장이라 불만이 가득한 표정만 지었을 뿐 속내를 꺼내진 못했었다. 간밤에 그 기억을 묻고 잤는데 누군가 내 기억을 들춰보았나 보다. 그 때 당당히 말을 할걸 그랬다 하고, 후회로 가슴이 미어진다. 세월호에 잠들어 계셨던 9분의 미수습자 중 조은화양, 허다운양, 고창석 선생님, 이영숙님의 유해가 발견되었다. 한분씩 미수습자분들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을때마다 점점 세월호에 대한 관심이 작아졌었다. 곧 다들 돌아오시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일상에 묻혀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은 아직도 그곳에 남아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썩어가는 가슴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쩌면 내 친구였을 수도 있는, 후배가 됬을지도 모를, 직장 동료로 만났을지 모를 사람들이 한순간에 별이 되었는데 내 일이 아니라고 뒤돌아버릴 수는 없다.. 하루하루 날이 궂다고, 생이 바쁘다고 별빛을 잊어버리진 않는다. 그저 가끔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올려다 볼줄 아는것이다. 잠에서 깨고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생각이 많았다. 또 한번의 일상이 시작된다. 어쩌면 누군가도 함께 맞이했을 아침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맴돈다. 아직 남아계신 분들도 어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그리고 관련자는 반드시 처벌 받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