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4살 여자입니다.
제 고향은 아주 작은 시골이에요.
그래서 고향친구들은 보통 다 같은 초등학교-고등학교를 나왔어요.
고등학교 다닐 때 보면 애들이 다 몸만 컸지 철이 안 들어서
지적장애가 있는 친구를 '모자란다'고 욕하고 괴롭히는 애들이 많았어요.
저도 뭐 딱히 철이 들었던 건 아니었지만 안쓰럽다는 마음에 많이 잘해줬어요.
소위 말하는 일진 같은 애들이 걜 엄청 괴롭혔는데 제가 애 좀 그만 괴롭히라고 막아주고 그런 적도 많았어요.
우리가 다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란 애들이라 일진?이라고 해서 딱히 무섭진 않았거든요.
그 친구가 괴롭힘 당할 때 막아주고, 아침에 인사한다거나 그러긴 했지만 딱히 친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어요.
근데 그 친구는 유독 저한테 많이 의지하기도 했었던 것 같아요.
집안 형편도 많이 어려워서 제가 이 친구 대학 원서비도 대신 내줬었고,
원서 쓰는 방법 모른다기에 제가 대신 접수해주기도 했었거든요.
시간이 흘러흘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이 친구는 수시로 안부카톡이 왔고
한 달에 1~2번 정도는 꼭 전화가 왔어요.
그러면 어~ 나도 잘 지내지. 너도 잘 지내나? 하는 정도로 안부 정도는 물어줬죠.
얘는 아직도 고등학교 때에 시간이 멈춰있는지
잘 기억도 안 나는 누구 선생님이 어디로 갔다더라~
누구 선생님한테 연락드렸는데 넌 연락하고 지내니? 하는 말 같은 걸 주로 하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얘가 저한테 어디냐고 묻기에
고향 집에 내려왔다고 얘길 했더니 한번 만나자는 거예요.
제가 원래 집순이라 밖에 나가는 것도 싫어하고,
미안하지만 전 얠 그리 친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서..
정말 오랜만에 집에 쉬러 내려왔는데 따로 시간내서 만나고 싶진 않았어요.
애들 누구누구 만날건데? 물으니까 단 둘이 보쟤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어렸을 때 너 좋아했던 거 아냐는 거예요 갑자기;;;
그래서 당황해서 아.. 그러냐고 그냥 넘겼는데
갑자기 막.. 널 생각하면서 하는 게 많다 라길래
?? 무슨 말이야? 하니까 말하면 제가 화낼 것 같대요.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 되고 저에 대한 이야기같다고 생각돼서 말해보라고 했더니
'니 생각하면서 자위같은거 한다'라는 거예요.
소름이 쫙 돋고 기분이 너무 더러운 거예요.
설령 그렇다한들 왜 그런 얘기를 나한테 하냐고.. 미친 거 아닌가 싶었죠.
미친 소리 하지 말라고 차단할거니까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못박고 차단했어요.
앞에 책상이랑 의자가 있으니까 얘 이름을 책상이라 하고 제 이름을 의자라고 칠게요.
근데 다음 날인가 다다음날인가 카톡 탈퇴하고 새로 가입해서는
'의자. 책상이가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하고 카톡이 또 왔어요.
전 또 차단했어요. 그니까 전화가 막 계속 오고..
차단하고 차단해도 계속 카톡 탈퇴하고 새로 가입하는지 추천에 계속 새로 뜨고 전화도 계속 오고 죽겠는 거예요.
그래서 전화 받아서 그랬죠.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한 거 못 봤냐고.
근데도 얘가 지적장애가 있다보니 못 받아들이는 건지..
'책상이가 미안합니다. 이제 그만 용서해주면 안되겠습니까?' 하는 이상한 말투로 계속 문자, 카톡 오고..
전화도 카톡도 문자도 다 무시하니까 페이스북 친구도 걸고.. 받아서 메세지로 이런거 걸지 말라고 쏘아주고 다시 끊었더니 또 걸더라구요.
짜증나서 걍 안 받아주고 내버려뒀어요.
전화번호도 바꿨는데 누가 알려준 건지 ㅠㅠ.. 고등학교 친구들한테 수소문해서 물어봤나봐요.
또 전화와서 같은 레퍼토리 반복.. 제가 아무리 학생이라지만 전화번호를 계속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 알려줬단 친구한테 괜히 짜증만 냈어요. 걘 전후사정 다 모르니까 그냥 알려준 건데 난감하게 됐죠.
정말 너무 얼탱이없지만 어디 가서 말도 못하겠고 ㅋㅋㅋㅋ
친한 친구 한명한테만 말했더니 안 믿는 거예요. 카톡 캡쳐 보여줬는데도.
에이~ 얘가 어떻게 이런 말을 하냐면서
얘 정신연령도 낮고 한데 이런 애는 성욕 없을걸? 하는 거예요.
아 답답.. 걍 저 혼자 속 부글부글 끓고 말았죠.
그리고 제가 교환학생으로 외국 나가서 한동안 잊고 살았죠.
유심 바꿔 끼우니까 캐치콜? 그런거 있잖아요. 그게 와있는 거예요.
길게 나가있어서 정지시킨 동안의 내역은 안 나오고..
또 그 전에 얼마나 전화를 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로밍캐치콜, 캐치콜<통화불가> 이런거 막 여러 개 떠있더라구요.
제가 얘 번호를 기억해뒀다 안 받곤 했는데 하도 시간이 지나서 까먹었어요.
전화해서 부재중 남겨있어서 전화드렸다 하니까 걘거예요.
아 진짜 소름끼치고.. 지금 한국 들어온지 1달도 안됐는데 전화가 벌써 몇번 왔는지 몰라요.
하도 짜증나서 전화받아서 이 씨발새끼야 전화하지 말라고! 하면서 소리소리 지르고 끊었는데
또 문자로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책상.-] 이러고 와있는데 저 뒤에 ^^ 보고 저 혼자 빡쳐 죽을 것 같고 그러네요.
제가 뭐 크게 은혜를 베풀었다거나 그런 건 없지만..
무튼 은혜를 원수로 갚는지.. 소름끼치고 짜증나고 죽겠더라고요.
제가 걜 많이 도와주긴 했지만 딱히 천성이 착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뭐 어떻게 보면 위선자라 욕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냥 아무 뜻 없이 도와준 거고 그거에 대해 크게 의미부여 한 적도 없거든요?
이런 거 어떡해야 하나요?
신고할거라고 윽박질러도 봤지만 말이야 그렇지.. 이런 걸로 신고할 수도 없을 뿐더러 한다쳐도 뭐 그게 신고가 되나요..
진짜 이번 일로 많이 느꼈어요. 괜히 착한 척 잘해주려고 위선 떨다가 된통 당할 수도 있다구요.
앞으로 그런 사회적 약자 봐도 괜히 오지랖부려 챙겨주진 않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