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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이라는 고독이 나를 얼마나 좀먹었던가 돌아봅니다
게시물ID : menbung_479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oddle
추천 : 12
조회수 : 938회
댓글수 : 40개
등록시간 : 2017/06/08 23: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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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많이 아파서 6년간 병원과 제방의 침대위를 벗어나보지 못했던 아재입니다.
(지금은 회복됐습니다.)
 
2015년 3월 즈음에 인스타그램에 찌끄렸던 글과 사진이네요.
문득 인스타에서 예전에 썼던 글을 되짚어 읽어보니 이때는 이런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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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내고있던 병실에서 찍은 사진과 글입니다.
 
이날은 앞 침대를 쓰고 계시던 할아버지 한분이 급환으로 돌아가셨던 날입니다.
병실에 장기간 누워있다보면 완쾌하시어 퇴원하는 분들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방법으로 떠나가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환자가 유명을 달리하면 간병하던 가족,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분의 유체를 수습해 어디론가 옮기고
그 뒤로는 청소를 하시는 분이 오셔서 침대와 주변 물품들을 깨끗하게 닦아놓습니다.
이 과정이 그리 길지않아 오랜시간 누워지내느라 시간의 감각이 주욱 늘어나있던 제게는 순식간으로 느껴져버립니다.
 
한명의 삶이 끝이난 마침표의 순간은 야박하게 느껴지리만큼 신속하게 그 흔적을 지워버립니다.
나도 언젠간 저렇게 떠나갈 날이 오겠지요?
 
이제 비워진 저 침대는 몇시간 지나지않아 새로운 환자로 채워질겁니다.
소독약냄새를 가시게 하느라 창문을 열었는지 오랜만에 바깥공기가 느껴집니다.
그날 하루가 반복되지 않았으면하는 기분이었던거 같습니다.
 
반복되는 시간에 지쳐 인스타그램에라도 날짜와 함께 표식을 해 두었지만
이런짓이 각주구검 (刻舟求劍)임을 깨닿는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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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4층에 있는 정원으로나와 밤하늘을 바라봤었던거 같습니다.
 
이때 내가 앞으로도 2년을 이렇게 더 누워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생각해보니 그때는 우울함도 없었던거 같습니다.
그저 가슴속이 텅 비어 공허함 뿐이었던거 같습니다.
 
나에게 좋은일이던 좋같은 일이던 아무래도 괜찮으니 어떤 일이 생겨 시간의 나선을 부숴줬으면하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의 나선은 제게 그런걸 허용해주지 않았었습니다.
 
나선에 갖혀 정확한 속도로 시계방향으로만 빙글빙글도는 6년을 지내고 난 뒤 겨우겨우 일어설 수 있게되었을때
문득 떠오른게 영화 "쇼셍크 탈출"의 브룩스라는 할아버지 였습니다.
 
관성이 박혀버린 몸은 자유를 허락받고서도 매일 똑같이 시계방향으로 빙글빙글 돌 뿐이니
세상에 외떨어진 뒤 그 회전력은 어지러움로 다가와 메스꺼웠던거 같습니다.
 
Brooks was here.
 
브룩스 영감님은 좁은 방안에 주머니칼로 이런 글을 새겨넣은 뒤 회전의 관성을 벗어나보려 했었던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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