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꿈꾸는 여성들 급증 / 입시학원 수강생 절반 20대 여성 / 여군 2085명서 18년새 1만명 넘어 / 2017년 육사 여생도가 졸업순위 1∼3등
최근 군(軍)간부를 목표로 시험을 준비하는 젊은 여성들이 부쩍 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여군 병력이 1만명을 넘어서고, 최근 피우진 예비역 중령이 그동안 군단장급 예비역 장성이 맡았던 국가보훈처장을 맡는 등 군 안팎에서 부는 ‘여풍’이 심상치 않다.
8일 학원가에 따르면 장교·부사관 등 군간부입시학원 오프라인 수강생의 60∼70%가 20대 여성이라고 한다. 영등포구에 있는 한 학원 관계자는 “전체 수강생 50여명 중 35명이 여성”이라며 “지난해부터 여군에 도전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년 전 1∼2군데에 불과했던 관련 학원도 20여곳 이상 생겨났다고 한다.
대학입시반처럼 ‘여군 준비반’을 꾸리는 고등학교도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정화여상은 서울지역에서 처음으로 여군부사관 준비반 ‘J-Leaders’를 만들어 학생들을 모집했다. 학교 관계자는 “30여명의 학생이 신청해 인·적성, 출결, 자기소개서, 면접 등 심사를 거쳐 1·2학년 14명의 학생을 최종 선발했다”며 “인기가 많았다”고 귀띔했다.
◆‘역대급’ 취업절벽서 직업적 안정감 두드러져
사실 이런 인기는 군인이라는 직업의 안정성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청년실업이 심각하지만, 부사관 등 군간부가 되면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도 안정감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 특수성이 있지만 다른 공무원시험에 비해 비교적 경쟁률이 낮아 합격이 크게 어렵지 않다는 점도 매력이다.
현역 부사관으로 근무 중인 A(21·여)씨는 “급여가 일반 기업에 비해 조금 적을 수도 있지만 굉장히 안정적이다”며 “오래 근무하면 군인연금 혜택도 볼 수 있어 장기복무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바깥과 달리 돈 쓸 곳도 별로 없어서 월급 대부분 저축하고 있는데 나중에 요긴하게 쓰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군 비율 늘려서 위계문화 벗어나야”
여군 지원자가 늘어나면서 이참에 여군을 더 늘리자는 주장도 나온다. 전체 병력의 5.6%에 불과한 여군 비율을 적어도 15%까지는 올려야한다는 것이다. 중령 이하 예비역 여군들로 구성된 ‘젊은 여군 포럼’은 지난 2월 “인구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군의 병력 부족과 군 복무기간 단축 요구에 대비해야한다”며 “위계 문화를 벗어나 비폭력적 병영 문화 확산을 위해 여군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포럼 관계자는 “2020년까지 여군 간부 비율 7%로 올리겠다는 국방부 안에서 더 나아가 15%(2만5000여명)으로 상향조정해야한다”며 “장기복무 선발시 남녀 간 장교는 10%P, 부사관은 48%P가량 차이가 나는데, 인사평가와 진급에 있어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