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가끔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ㅌㄹ봐주면서] 상담을 해드립니다.
그런데 가끔 생각해요.
제가 뭐라고 이분들께.
이런생각. "어찌 감히 내가.." 뭐 이런?
저도 제 고민이 있고 채워지지 않는 욕구와 허망함이 있고 보고픈 사람이 있는데..말이죠.
게다가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사람들로 인해 섭섭해 질 때도 있어요.
전 예전에 산처럼 믿었던 사람에게 물건취급당하는 배신도 당해보고
사랑했던 사람에게 그냥 버림받아보기도 했고
몇년 준비했던 인생계획이 어그러지기도 했고
왜 안죽었나 싶을 정도의 사고로 큰수술도 받아보고...
이때까지 다른 사람으로부터 제 생일 챙김받아본 기억이 한손에 꼽힙니다.
음..아무것도 없는 격리병실에 앉아 벽을 보면서 사람 얼굴 무늬를 찾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정말 힘들었거든요.
아무튼 이런 두루뭉술한 제 얘기를 저도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어요.
(약해서. 자기 일 혼자 감당하지 못하는 미숙한 영혼이라서.라는 비난도 받을 듯...
괜찮아요. 전 제가 약한걸 인정해요.)
누구든 저에게 어떤식으로든. 위로든 충고든 욕이든 농담이든. 제 이야기를 들어줬음 했거든요.
사실 제 이야기 아무도 관심없죠.
부모님한테는 더욱 못하고요. 친구들도 거의 모르죠.
그런데
이런 곳에 화면뒤에서 어디사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인데
관심있을리가 없잖아요.
그렇게 시무룩한 생각만 하다가 어느날 이런생각이 떠올랐어요.
" 들어주는 사람이 되는건 어떨까."
모두들 나처럼 힘들고 쉽게 자기얘기 꺼내기 어려워 하는데
만약 들어주는 사람이 하나둘씩 생기면 어떨까.
결국 제가 상담을 통해 누군가에게 해주고자 하는건
개인이 무의식속에 간과하고 외면하고 있는 부분을 자극해서
시야를 넓혀드리는 것. 자기 감정과 내면의 어린아이를 마주하도록 도와드려서
좀더 올바른 선택을 행하도록 유도하는것. 이정도 뿐입니다.
재기에 성공한 김태원씨가 했던 말이 생각이 나요.
"나는 너다. 너는 예전의 너다."
누군가 힘든 저에게 그런말을 해준다면 전 너무나 위로가 될것 같았어요.
제가 혼자가 아니라잖아요. 괜찮고 지나갈 수 있다고
'너' 의 고난이 지나갈테니 지금의 '나'를 보며 믿어보라잖아요.
지금은 더 전문적으로 '들어주는 사람' '지켜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 공부중입니다.
누군가 아주 깊은곳으로 빠지기 전.
그 지옥불 입구에서 사람들을 되돌려보내는 마지막 방패잡이가 되고싶어요.
제가 지금 두서없이 무슨말을 하고 있는걸까요. ㅎㅎ
그렇죠. 뻘글이란 이런거죠.
아..저장하고 도망가야겠다...다들 좋은 주말저녁 보내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