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로만 게임을 즐기던 나였기에 콘솔은 멀게만 느껴졌다. 당시 콘솔은 다용도로 쓸 수 있는 PC와 달리 순수한 게임기 였기에 부모님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고 스스로 돈을 모으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거의 포기했던 나는 친구 집에 놀러가서 한 게임을 만나게 되는데,
옛날부터 이스를 좋아했던 나에게 또 다른 알피지 지평이 되어준 게임이다. 콘솔 게임이라고 하면 단순히 격투 게임이나 축구 같이 친구와 즐기는 게임으로만 생각했던 내 고정관념마저 부서준 고마운 작품이다. 그 뒤로 콘솔에 대해 알면 알 수록 그 매력에 빠져들었고 PC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PC가 금광이 모여져 있는 산맥이라면 콘솔은 금광 그 자체의 느낌을 받았다. PC에서 재미있는 게임을 찾으려면 다양성이 확실한 만큼 재미있는 게임이 많이 포진되어 있지만 자신에게 맞는 게임을 찾기 힘들었다. 허나 콘솔에서는 내 취향에 맞는 게임들을 찾기 쉬웠으며 그에 연관되어 있는 게임들이 시리즈별로 나오거나 회사 자체가 그러한 성향을 띄고 있어 구입과 플레이가 용이하였다.
회사와 시리즈에 관심이 있어서 하나 둘 파게 되었고 형편상 콘솔을 구입할 수가 없어서 콘솔은 무리였기에 그 대체용으로 PSP를 처음 샀을 때와 일본어를 독학으로 공부하여 테오데2를 PSP로 다시 즐길 때의 기분은 뭐라 표현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게임라이프는 평탄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게임과 공부를 병행하며 부모님을 설득하여 내 취미를 인정받기 전까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누군가 나에게 일본어와 영어를 공부한 이유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당연하게 게임때문이야라고 답할 수 있다. 그만큼 나는 게임을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콘솔은 내 게임라이프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고마운 존재이다.
우스갯소리로 나처럼 게임 좋아하는 친구가 나에게,
"우리 80먹어도 게임하고 있는거 아니야?"
라며 물었던 적이 있는데 나는 웃으며 답하였다.
"재미있는 게임이 있으면 당연히 그 때도 하겠지. 아니, 그 때면 더 재미있는 게임이 많을텐데 100세 넘어서도 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