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털을 밀어야할 때가 와서
오늘 일요일, 오전 10시경부터 가내 미용에 들어갔어요.
그로부터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누가 초인종을 눌러요.
택배 시킨 것도 없고, 주문배달도 시키지 않았는데
초인종을 겁나 세게 연달아 누르는 겁니다.
빌라에 사는데, 오래돼서 현관 보안장치(?) 그런 것 없고
주인 아줌마가 그냥 활짝 열어두는 시스템.
그래서 교회 전도사를 비롯해서
주말이랑 휴일에 '불청객'이 옵니다.
그때마다 "됐습니다!"하고요.
근데 오늘은 많이 이상하더라고요.
그런 사람들 초인종을 잘 누르지 않고
거의 대부분은 노크하거든요.
물론 오늘도 노크고 초인종이고
문 열지 않고 됐습니다라고 했는데
철문 바깥에서
노인정에서 왔으니 문부터 열어주시고 얘기하자고 하네요.
(꽤 나이들어 보이는 목소리로)
싫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조금 있다가 다시 초인종을 눌러요.
미용중인 강아지, 초인종 소리에 짖어대기 시작하고...
"아저씨, 싫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노인정 할아버지가 할 말이 있어서 왔어요.
일단 문부터 열어주시면..."
"아니 할아버지, 얼굴도 모르는 사람한테 왜 문을 열어요? 그냥 가세요"
근데요. 느낌이 쎄한거예요.
저희 집이 3층인데, 집마다 초인종 소리가 같거든요.
그때는 바리깡 돌리면서 미용하는 과정을 끝내고
가위로 울 강아지 콧수염 다듬고 있었으니,
다른 집 초인종 소리도 들려야 하는데 우리 집만.
그리고요. 우리 빌라 초인종 소리가 엄청 커요.
그래서 물어봤어요.
"할아버지, 왜 우리 집 초인종만 누르고 문 열어 달라고 하세요?
여기 집들 초인종 소리가 다 커서 1층에서 눌러도 들리는데,
할아버지 우리 집 초인종만 왜 누르셨죠?"
그랬더니, 말을 못하는 겁니다.
문밖에 분명 인기척이 있었어요.
"할아버지, 저 할아버지 때문에 무서워서
지금 경찰서에 신고할게요" 그랬더니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이곳 안산,
10년 넘게 살았지만 오늘같은 경험은 처음인지라
살떨리고 무섭습니다.
신고하는 게 좋겠죠?
빌라 바로 앞에
지자체에서 설치한 cctv가 있긴 해요.
"여자 혼자 사는 집이라는 걸 알았나?" 등등
오만가지 불안한 생각이 드네요.
공포게시판에 어울릴 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