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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 두려웠을때 어떻게 해야 기분이 덜 짐찜할까요
게시물ID : menbung_476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맛난육포
추천 : 1
조회수 : 58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6/03 00:24:21
3줄 요약
1. 밥먹을때 참새가 날라오는건 괜찮은데, 모르는 사람이 다가오는건 싫은건 왜일까..
2. 그냥 당연한건데, 졸려서 더이상 생각이 안남
3. 여러분 로또 당첨되세요








지방에 출장으로 집을 떠나있다가 
두달만에 엄마를 모시고 시내를 나갔습니다

공원을 돌다가 벤치에 앉았는데 
참새가 몇마리 있었습니다

빵을 먹고 있었는데, 흘린걸 주워 먹으려는건지 
옆에서 종종 거리는게 귀여웠습니다.

'이러다 나도 말로만 듣던 새줍 한번 해보는거 아냐' 같은 
기대도 내심 했었지만, 그런일은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근처 식당가서 밥을 먹는데
어떤 덩치큰 사람이 우리 자리로 다가와서 섰습니다

처음 다가와서 끝에 돌아갈때 까지, 10초의 시간도 안지났던거 같았는데 
당시엔 엄청 긴장했고, 또 엄청 많은 생각이 스처갔었습니다




처음엔 다가오는 실루엣을 보고 생각이 든것이,
'불교용품 파는 스님인가? 아무튼 안사야지'

그런데 옷이 승복이 아닌 그냥 검은 옷이어서,
'꽃이나 떡을 파는 사람인가? 아무튼 안사야지'

그런데 손에 들고 있는 것이 없고, 나잇대가 젊어보여서
'껌이나, 사탕을 파는 건가? 아무튼 안사야.....어????'

하면서 얼굴과 표정을 읽는데, 우리를 보고 있는게 아니고, 식탁을 보고있는데,
보통 물건을 팔던가, 뭔가를 원하는 사람의 표정은 쉽게 읽을 수 있는데,
이 사람은 일반인의 그 표정과 초점을 가지고 있지 않았음....

순간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이랑, 초등생 아파트 살인사건이랑, 
외국에서 무슬림들이 자살폭탄 테러로 시끄러울때, 시내에서 히잡쓴 사람보고 
심장이 덜컹했던 기억 등이 떠오르며 긴장함.



그때 이 사람이 우리 엄마쪽으로 한걸음 내딛고, 엄마 코앞에서 우리를 한번 처다보고, 음식을 보고, 얼굴을 굴리는데 
식은땀이 확 나면서 
'이게 뭐야, 엄마를 지켜야 하나? 엄마를 어떻게 지키지? 자리에서 일어서야 하나? 꺼지라고 소리를 지를까?'

제목 없음.jpg



찰나의 시간이었는데 시간이 엄청 길게 느껴졌었음..
엄마는 '아이 무서워'하면서 제쪽으로 몸을 기운 상태고

저는 다시한번 이사람의 의도를 읽으려고 표정을 살피는데,
다운증후군 특유의 패턴도 없고, '존나 저게(표정) 뭐야, 혹시 자폐인가?'

확신은 없었지만, 만약 맞다면
자폐들은 소리와 빛에 훨씬 민감하다고 얘길들어서, 
갑자기 소릴 지른다던가, 큰 움직임을 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므로, 
최대한 조용하고 확실한 의사표현을 하기로 함.

그 사람 쪽으로 팔을 쭉펴서 
'가라'는 표현을 두세번함............



그사람은 바로 떠났고, 
천만다행으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아드레날린이 다 빠졌는지, 몸에 힘이 하나도 안들어가더군요.

그러면서
내 행동이 장애인에게 무례한 행동이었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동시에, '저 새X가 먼저 무례했으니, 내가 무례해도 뭐 어때!' 했다가, 
'아니, 애초에 저사람은, 나와 같은, 무례라는 개념이 있나?' 싶었다가, 

예전에, 밤에 집에 가는데 뒤에 우연히 나랑 방향이 같은, 술취한 아저씨가 무서워서 도망쳤었는데, 
다음날, 밤에 집에 가는데 앞에 우연히 나랑 방향이 같은, 술취한 아가씨가 나를 무서워해서 도망쳤던 생각도 나고요, 

일부 때문에, 불특정 교회 전부를 미워해도 되나 고민했던 것도 생각이 나고요, 

빵먹는데 참새가 오는건 '어떻게 새줍 한번 안되나' 싶었다가, 
밥먹는데 사람이 오는건 '뭐야 저게 X발, 무서워' 싶었다가, 

자려고 누웠다가 생각이 많아 져서 
정리하려고 한번 적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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