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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가 내 취향이 아닌 사람에게도 반할 수 있구나
게시물ID : love_295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니까닥쳐줘
추천 : 48
조회수 : 7349회
댓글수 : 92개
등록시간 : 2017/06/02 22:32:46
전 제가  생각하는 외모취향이 꽤나 뚜렷한 편이어서(깔끔하고 짧게 자른 머리, 쌍커풀이 없는 눈, 약간 마른체형 등) 

지금껏 만나온  사람들도 거의 제 외모취향에 부합하는 사람들이었어요

그런데 오늘 모스키토 스프레이 하나 사러 약국에 가서 

내 취향이 아닌사람한테도 끌릴 수 있구나 라고 느껴서 당황스러웠어요 ㅋㅋㅋ

약사님인지 약국에서 카운터 보시는 직원분이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통 제가 자주가는 집앞 약국에서는 타이레놀이든 뭐든 별다른 부연 설명이나 주의사항 없이 '얼마얼마입니다'하고 약을 전해준단말이죠

뭐 약의 부작용이나 용법 용량등을 설명해주는게 약사의 의무이자 소비자의 권리라는건 알고있지만 하루에 수백명을 상대하는 약사님한테 그게 매번 쉬운일은 아닐테니까요.

제동네가 아닌 곳에 옷사러갔다가 모기스프레이가 생각나서 눈에 보이는 제일 큰 약국에들어갔는데

다소 작은키에 졸려보이는눈 덮수룩한 머리에 뿔테안경까지

체크셔츠만 입으면 대학교 도서관에서 하루에 열명은 볼 법한 분이

스프레이 두 개를 들고나오더라구요.

그리고 제 눈을 쳐다보면서 설명을 하는데 와..

' 저 손님께서 바르실건가요? 모기퇴치용 스프레이는 이렇게 두종류가 약국에 있는데, 여기 이 스프레이는 분사력도 좋고 효능도 확실하지만 디트(디옥실헤칠 뭐라했는데 잘기억이 안나욬ㅋㅋ)라고 아직 안전성을 확실하게 검증받지 않은 물질이 있어서요. 대신에 여기 이제품은 디트성분이 함유되어있지않고 향도 라벤더 무향 두가지가있어서 이게 더 쓰시기 좋을 거 같아서요~...)'

제 눈을 쳐다보시면서 설명하시다가 너무 뭐랄까 진중하게 상냥한 말투와 설명에 제가 놀라서 뚫어지게 같이 쳐다보니까 부담스러우셨는지 나중엔 스프레이만 보시면서 

계속 설명을 해주시는데 제가 저도모르게

"정말 상냥하세요"

라고 말해버렸는데 "네?"하고 얼굴 빨개지시더니 웃으시더라고요

말해놓고 저도 얼굴이빨개져서 라벤더향으로 얼른 계산하고  수고하세요 하고 약국을 나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동안 안상냥한 개차반들을 만난것도 아닌데 모스키토 스프레이 하나에 설렜네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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