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다루에게.
막내야, 이별은 항상 슬프게 마련이지만 내 인생의 절반을 넘게 함께한 너와의 마지막 인사는 쉽사리 나오지 않는구나.
작지만 튼튼하고 씩씩한, 그리고 항상 활발한 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 우선 진정한 나의 친구로서, 가족으로서 무한한 사랑을 준 것에 대해 깊은 고마움을 느껴. 내가 힘들 때 너의 깊고 고요한 눈동자 안에서 위안과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왔을 때 꼬박꼬박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에 피로를 풀 수 있었어. 그뿐만이게? 너의 애교와 총명함에 우리 가족은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었단다. 다른 강아지들은 여기저기 아프고 다쳐서 걱정과 고생을 반복하는 경우도 많다던데 항상 건강해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추위를 잘 타는 널 더 이상 안아줄 수 없어 정말 속상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좁은 내 허벅지 위가 아닌 넓은 자연의 품에서 할수 있는 가장 편한 자세로 쉴 수 있길 바라. 사실 네가 산책을 힘들어할 때부터, 털이 눈에 띄게 빠지는 것을 볼 때부터, 화장실을 잘 찾지 못할 때부터(그래도 볼일은 항상 화장실에서 보더라 너무 기특하고 예뻐) 세월의 속절없음을 원망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조금씩 하고 있었어. 그래도 막상 떠나니 섭섭하고 슬프네.
다루야! 네가 우리에게 준 사랑과 행복, 우린 절대 잊을 수 없을거고 항상 감사할거야. 이 사랑 잘 키워서 내 주변에 나누어 주는 사람이 되도록 할게. 너도 우리 가족과 함께 한 평생이 행복했길 바라. 이제 와 말하는건데, 난 항상 널 진심으로 사랑했고 단 한순간도 귀찮았거나 미웠던 적이 없어. 그리고 앞으로도 사랑할 거구. 나 잘했지?
사랑하는 우리 아가야, 다리가 아픈 네가 떠나는 그 먼 길을 내가 안고 가주지 못해 정말 미안해. 하지만 우리 다시 만나게 될 날을 기약하면서 아쉬운 마지막 인사를 전할게. 잘 가. 사랑해.
2017년 6월 2일
다루를 배웅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