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적조하였습니다.
운동을 안한건 아닌데, 여기만 한동안 뜸했습니다.
한동안 노땅 아이돌 팬질 구경하는 재미에 빠져서 그쪽가서 노느라... ㅎㅎㅎ
부상에서 회복후에 4월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을 재개한지, 이제 2달을 채워가네요.
3월 중순부터 웜업 운동은 살살해왔지만, 4월부터 본격적으로 운동량을 채우니, 떨어져있던 체력이 확 느껴지더군요.
그래도 3년 넘게 운동해온 잠재력이 있어서인가 한 2주정도 지나니 제 궤도로 올라오더라구요.
평일에는 배드민턴 렛슨, 난타 + 게임 해서 1-1.5시간, 스피닝 한타임.
주말에는 펜싱 수업 주 1회 1.5 시간, 배드민턴 2-3시간 정도.
이런 스케쥴이 한달정도 지속되니 무념무상으로 가방만 들고 오락가락하는 예전의 그 수준이 되었습니다.
운동가기 싫다, 오늘은 피곤하다 뭐 이런 생각 자체가 없어지고, 시간만 되면 자동으로 움직여서 운동가는 그런 생활, 직장 출퇴근하는 것과 동일하게 운동가는 시간을 지켜 하게 되네요.
서로 다른 세가지 운동을 하다보니, 재미있는 현상을 관찰하게 됩니다.
보여지는 모습과 실제 운동효과가 완전히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죠.
지금 제 주종목은 배드민턴인데, 대개 많은 분들이 이 운동은 팔로 휘두르는게 주인 운동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배드민턴은 막강한 하체운동입니다.
제대로 뛰지 못하면 경기가 안되죠.
뛰다보면 허벅지, 복근에 힘이 없으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요. 발목의 탄성도 매우 중요하구요.
우리 코치님이 강조하시는 부분이 스텝과 정확한 자세. 초보를 살짝 탈피한 요즘은 스피드와 파워를 추가해서 강조하시지요.
테니스, 스쿼시 같이 비슷하게 라켓들고 하는 운동이 다 비슷해 보이지만, 기본 메카니즘이 완전히 달라서 사실 서로 방해를 해요.
그래서 테니스 많이 쳐본 분은 배드민턴 처음 배울때 무진장 고생해요. 스텝도 정반대고, 스윙 기본이 달라서...
테니스 - 스쿼시도 마찬가지로 서로 방해하고...
그런데 너무 웃긴게, 배드민턴과 펜싱은 전혀 다른, 공통점, 접점이 하나도 없어보이는 두 운동이 굉장히 유사해요.
일단, 기본적으로 하체로 움직여서 해야하는 운동이란게 가장 큰 공통점이고, 스텝이 거의 똑같다는게 신기해요.
백업으로 기초 체력, 스텝 연습을 시키는게 정확하게 똑같더라는...
게다가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점이 두 운동의 큰 공통점이구요.
덕분에 생전 처음 배우는 펜싱을 남들보다 훨씬 빨리 배우고 있어요.
펜싱 시작하고나서 배드민턴이 많이 늘었다는 평을 많이 듣고 있기도 하구요.
제가 생각해도 스텝이 아주 부드러워지고 빨라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덕분에 요즘 운동 생활이 즐겁긴 합니다. 흥미롭기도 하구요.
물론 너무 힘들기도 해요.
배드민턴 코치님이 매일매일 렛슨 강도를 높이기 때문에 콕하나 칠 때마다 신음소리, 곡소리 심하면 욕방언까지 터지는 지경이라 렛슨시간이 겁나기도 해요. 다만, 힘들어도 겁이 나도 이젠 시간되면 무념무상으로 자동으로 가방들고 운동가는게 습관이 되었다는거...
다이어트에 대해서는...
지난 초겨울부터 일부러 찌웠던 살, 부상으로 더 쪘던 살들은 대충 다 빠지긴 했습니다.
몸무게 안재고 인바디 안하는 저로써는 오로지 옷입은 핏, 속옷입은 느낌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부정확하기는 하지만, 작년 가을 제일 빠졌을 때 수준에 거의 근접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듬직한 똥배가 아직 멀었다며 극렬 저항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긴 하지만, 올여름이 지나면 그것도 대충 처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 중입니다.
가끔 다이어트에 초조하게 조급해하는 분들의 글을 보면 다독여주고 싶다가도 가끔은 조급증을 나무라고 싶기도 합니다.
몇번의 실험을 통해 얻은 결론은, 몸은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는 것과, 일단 한번 적응하고 나면 몸은 그 기억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것이 살이 찌는 방향이든, 빠지는 방향이든...
제가 처음 살을 빼기 시작할 때는 일방적으로 빠지는 방향성을 가지게 되는데는 1년 넘게 걸렸습니다.
오락가락 오르락 내리락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방향성을 고정하는데는 그렇게 오래 걸리는 겁니다.
혹시 주식하시는 분들은 주식 차트 많이 보시죠?
차트를 보면 하루종일 오르락 내리락, 일주일 안에서도 오르락 내리락,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주식 차트도 타임 프레임을 월 단위, 연 단위로 확장시켜 보면 큰 방향에서 상승세인지, 하락세인지 거시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사이에 폭락, 폭등이 있다면 그 이유를 분석해서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났는지, 어떤 요인이 크게 영향을 줬는지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도 이 주식차트랑 아주 똑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미시적으로는 체중이 매일매일 오르락 내리락합니다.
어제는 하루종일 굶었는데도 오늘 체중이 오르고, 어제는 뷔페에 가서 폭식했는데도, 오늘은 오히려 몸무게가 줄어있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나타나기도 하죠.
그렇지만, 거시적으로 보자면 지금 나의 식생활, 운동, 일상생활의 패턴에 따라서 체중 상승기인지, 하강기인지가 보일 겁니다.
그러니 하루하루 달라지는 몸무게의 소수점 끝자락에 연연하지 말고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습관을 들이시면 어떨까 합니다.
그러면서 체중의 폭등과 폭락에 영향을 미치는 나의 몸 상태, 습관, 외부 환경 변화 이런 걸 체크하시는 거죠.
여기까지 알게 되면 살을 빼고 찌우는데는 도사가 됩니다.
저는 지난 초겨울,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일부러 살을 찌웠습니다.
결국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부상을 당했고, 거의 6개월간은 살이 찌는 체중 상승기였습니다.
그렇지만, 제 몸은 3년 넘게 운동했던 기억을 잊지 않고 있어서, 두달만에 본 상태 가까이로 접근했습니다.
이 두달 중, 첫 달은 체중이 오락가락하다가 두번째 달에 들어서서 본격적으로 체중 하강기로 접어들었습니다.
몸이 패턴화되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러나 그렇게 오래 공들인 시간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잠시 정체기나 요요가 오더라도 다시 되돌아갈 수 있어요.
일주일, 한달만에 변화되지 않는 몸무게 때문에 속상한 분들께 용기를 가지고 좀더 길게 바라보시라고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습관은 무섭습니다.
좋은 습관은 만들기 어렵고, 무너지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오래 길들인 좋은 습관은 잠깐 무너져도 다시 금방 회복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는 좋은 습관 길들이기입니다.
모쪼록 몸무게가 아닌, 좋은 습관을 갖자는 쪽에 더 관심을 가져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