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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소설처럼 읽는 "스카이림" 여행기 #1 (퇴고7)
게시물ID : gametalk_1351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njoy
추천 : 20
조회수 : 5551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3/12/02 20:03:47

[헬겐 탈출]



 아직 스카이림을 제대로 진행해보지 못하셨거나 구매 의사는 있으나 구매하지 못하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살포시 눌러주시고 직접 자신의 여행기를 만들어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음 여행기는 실제 플레이 방식과 조금 다른 일기 형식의 소설로 진행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긴 작문을 읽기 귀찮으시거나 어려운 분들도 사진을 보고 같이 함께하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스카이림 플레이는 참고로 요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은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을 즐기고 있었기에 플레이에 미숙함이 보이거나 게임 진행에 있어 사소한 팁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보다 알찬 여행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BGM을 같이 들으시려면 재생을 눌러주세요.]


 헬겐[Helgen]


 국경을 넘으려하였다.

 그래, 그것은 내가 기억하는 나의 단편이다.

 내가 왜 붙잡혔는지 모르겠지만, 어째서 국경을 넘는 일이 범죄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이 얼어붙은 땅 너머의 세상이 몹시 궁금했다. 나는 이 아무 것도 없는 차디찬 계곡에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부모도, 가족도 아무것도 없는 내겐 스카이림은 그저 얼음이 뒤덮힌 빙한지옥과 다를바 없었기에.

 이 저주받은 대륙 너머 세상을 보고 싶었다.

 내가 안주 할 수 있는 곳.

 이 한몸 뉘여 쉴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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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죽음이 나에게 손길을 뻗쳤다.

 하지만.

 헤르메우스 모라[Hermaeus Mora]의 장난인지, 고대 전설 속 드래곤이 내 눈 앞에 나타났다. 그 괴물은 헬겐을 불바다로 만들었고 아수라장이 된 집행장에서 난 극적으로 도망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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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톰클락'이라는 소속의 노드인들과 함께 임페리얼 제국군들을 차례로 쓰러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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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옥도로 변한 헬겐을 무사히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어떤 말로 설명해야 할까 드래곤의 습격을 받아 잿더미로 변한 헬겐에서 살기 위해 달리던 순간을, 다시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요동친다. 오직 살고 싶다는 집념으로 그곳을 빠져나왔다. 내 옆에 있는 낯선 친구에 의지하여 앞만 보고 내달렸다.


 - 내 이름은 레일로프.


 헬겐을 빠져나와 그가 내게 건낸 첫 인사였다. 레일로프. 그는 자신을 스톰클락 군 소속의 일개 병사라 소개하였다. 하지만, 그의 눈빛을 보았을 때 말로는 자신을 한낱 병사라 말하고 있었지만 두 눈 가득한 강한 자부심과 단단하고 굳센 결의가 느껴졌다.

 사실 그의 당찬 모습이 조금은 멋있어 보였다는 것도 부정 할 수 없겠다. 그는 나에게 스톰클락 군에 입대 할 것을 권유하였고, 이번 헬겐의 '사건'에 관해 물었을 때 자신의 주군 울프릭의 이름을 들먹였다.


-그라면, 울프릭 스톰클락이라면 이번 헬겐에서 벌어진 일이 의미하는 바를 알고 있을거야.


 꽤나 흥미로운 주장에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에게 윈드헬름에 들릴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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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우선 자신의 가족이 사는 마을로 나를 안내했다.

 리버우드[Riverwood]라는 작은 마을에서 벌목꾼으로 생활 중이라는 그의 누이, 그녀는 분명 친동생인 자신을 반갑게 맞이 해 줄 것이라 했다. 그의 말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역시 나같은 낯선 이방인까지 반겨줄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저 레일로프와 함께 움직이는 것이 나의 유일한 선택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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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우드로 향하는 길에 세워진 3채의 기묘한 돌 구조물을 보았다.

 처음본다.

 아니 단순히 내가 기억 못하는게 아닐까.

 난 그 돌들이 무엇이냐고 레일로프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재미없는 농담이라도 들은 듯이 콧방귀를 뀌며 날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레일로프는 내가 이 것들에 대해서 모르고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던 것 같다.

 그것들이 정말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양해를 구하자 그는 별천지에서 온 사람인양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았고 난 괜히 멋쩍어 헛기침을 해보였다. 혹시 내가 바보같이 보였던 것일까?

 운명석.

 운명석이란 자신의 삶을 이끌어줄 가호가 깃든 구조물이며 스무살이 넘긴 남녀는 자신의 운명석을 선택한다고 레일로프는 설명했다. 스카이림 각지에는 이와 같은 돌들이 13개나 흩어져있으며, 보통 성인은 자신의 운명석을 하나쯤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동안 나에겐 나를 이끌어 줄, 혹은 나의 운명을 지켜줄만한 가호 따윈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랬기에 스카이림을 전역을 떠돌았고 내가 머무를 곳 또한 없었는지도…….

 심지어 그랬기 때문에 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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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일이 벌어졌던 것인 지도 모르겠다 









- 괜찮나?


 순간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다행이도 곁에 있던 레일로프의 걱정어린 한마디에 제정신을 챙길 수 있었다.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어지럽다. 그는 내가 운명석에 대해 듣던 중 갑작스레 하얗게 질려버렸다고 말했다.

 기억하지 못하는 내 삶의 단편 중 하나였던 것일까?

 기억을 잃고 떠돈지도 반년, 가끔씩 잠잠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영상이 있다. 어쩌면, 꽤나 잊고 싶은 나의 과거인지도 모르겠다. 기억하려 할 수록 까맣게 타들어가고, 어쩔 땐 생각치도 못했는데 이런식으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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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거나, 나는 내 운명석으로 하나를 선택했다.

 그것이 나에게 부디 후회없는, 그리고 내 앞 날에 이로운 선택이 되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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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시간을 걸어 리버우드에 도착한 나는 레일로프와 함께 그의 누이를 찾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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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일로프가 입이 마르게 칭찬하던 그의 누이 '거더'를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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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더는 그의 남편, 호드와 함께 리버우드에서 목재소를 운영하면서 꽤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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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좀 전의 나의 쓸데없는 걱정을 밀어내 듯 낯선 여행자인 내게도 흔쾌히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그녀였다. 레일로프가 칭찬한 그대로이지만 이렇게 크나큰 친절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내가자신의 동생과 생사고비를 같이했다는 사실 만으로 나에게 가족과 같은 친절을 배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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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가지고 있던 꽤나 값비싼 목걸이까지도 내미는 모습은 약간 푼수같기도하고 너무 사람을 믿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그것이 부담스럽다거나 밉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심지어 나또한 거절하지 않고 그녀의 선물을 넙죽 받았으니 그런 호의를 어찌 과하다며 욕 할 수 있겠는가?

 (내가 그녀의 목걸이와 반지를 집었을 때 파르르 떨리던 그녀의 활 같이 휜 눈썹이 아직까지 떠오른다.)

 물론 목걸이를 가져오진 않았다. 장난스러운 내 표정에 살짝 기분이 상한 듯 입을 삐죽대던 그녀의 얼굴을 생각하면 아직도 쿡쿡 웃음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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