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하카타 역 근처의 작은 중국집 다이키치 입니다. 다니던 회사 근처라서 1주일에 꼭 한 번 이상은 가서 점심을 먹었던 중국집이에요.
너무 맛있어서 자주 갔었는데 이제는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서...
다이키치(大吉, 대길)
일본은 중화 요리 집에 들어가면 주방장 분이 중국인인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여기도 역시 중국분이 요리를 해 주십니다. 점원 분도 중국분이에요.
내부는 이런 카운터 석이 8자리 정도, 뒤쪽에 4인 테이블이 4개 있습니다.
카운터 위에 술이 많이 놓여있는데, 점심에 영업을 하고, 잠시 휴식 타임을 가진 뒤 저녁에 이자카야로 다시 문을 열더라구요.
테이블은 요렇게 생겼습니다.
이 날은 손님들이 많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대기줄이 생기기도 하더라구요. 역시 맛있는 집은 특별히 뭔가 하지 않아도 손님이 훅 늘어나는 것 같아요.
런치 타임에만 먹을 수 있는 日替わりメニュー(매일 바뀌는 메뉴)입니다. '오늘의 요리' 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워요.
토리치리(칠리 새우를 칠리 닭으로 바꾼 요리?), 스부타(우리나라의 탕수육과 비슷한 요리), 유린기(사진 참조), 돈카츠, 피리카라치킨(우리나라 양념 치킨과 비슷)가 돌고돌고 하고 있습니다.
유린기, 일본 이름은 유린치.
닭고기를 튀긴 것에 새콤한? 소스 같은 것을 뿌린 요리입니다. 양파가 차갑고 아삭한 게 맵지도 않고 굉장히 맛있어요.
돈카츠입니다. 평범한 돈카츠입니다.
정식 메뉴에는 마파 두부가 무조건 따라 나옵니다.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저는 마파두부라는 걸 일본에 와서 처음 먹어봤는데 밥에 슥슥 비벼서 먹으면 진짜 너무 맛있어요...
시오라멘(소금라멘)
후쿠오카의 라멘은 우리나라의 국수면 같은 면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게 참 싫더라구요. 여긴 꼬들꼬들 면이라서 너무 좋아요. 중화면은 이런 식으로 면이 살짝 노란게 특징이라고 하네요.
런치 타임에 오면 오오모리(곱빼기?)가 무료입니다.
보통 하카타 라멘은 이런 면을 쓰죠. 저는 이런 진득한 맛을 너무 좋아해서, 라멘은 참 맛있는데... 항상 면이 너무 아쉬워요.
참고로 하카타 라멘은 '바리카타', '하리가네(철사)' 라고 해서 면을 30초만 삶거나 혹은 뜨거운 물에 잠깐 데친 느낌인 경우가 많으니, 한국 분들은 후츠우~(보통) 혹은 야와메(부드럽게) 라고 하면 부드러운 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안 그러면 진짜 철사같은 라멘이 나옵니다....ㅂㄷㅂㄷ
아마 쇼유라멘...(간장라멘)
나가사키 짬뽕입니다.
나사사키에서 돈이 없어 야채를 잘 못 사먹는 가난한 중국 유학생들을 위해 중국 주방장이 만든게 원조라고 하는 데 진짠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너무너무 얼큰하고 맛있어서 저는 술 마신 다음 날은 항상 이 나가사키 짬뽕에 후추를 듬뿍 뿌려서 먹었습니다.
나가사키 짬뽕은 두꺼운 면입니다.
이자카야도 하고 있으니 저녁에 맥주를 마시러도 가 보았습니다.
노미호다이 코스메뉴로 한 사람당 3,500엔이었어요. 노미호다이는 음료 무제한입니다. 2시간 시간 제한이 있습니다.
차슈
에다마메, 강낭콩?
이렇게 줄기까지 같이 나오는 건 처음 봐서 엄청 신기했네요.
아사히 맥주
고야를 얇게 썰은 것과 꿀
에비치리(칠리새우)와 아사히 병맥주
뭔가 비쥬얼이 철푸덕인데, 굉장히 맛있었어요. 적절한 단 맛과 통통한 새우살의 조화...?
스부타
크 진짜 너무너무 맛있어요. 탕수육을 볶으면 이런 느낌이겠지...
점심에 자주 먹었던 유린기
양파가 찹찹한게 시원하고 너무 맛있어요.
교자
볶음밥
일본은 시메라멘, 시메고한 이라고 해서 술자리를 마무리 할 때 라멘이나 밥을 먹습니다.
중국의 디저트라고 하는 안닌토후
아몬드 푸딩이라고 찾아보니까 나오던데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푸딩이나 젤리랑 비슷한데 굉장히 부드럽고 달콤고소 맛있어요.
그리고 이 날 너무 과음을 하여 필름이 끊기고 다음 날 하루 종일 집에서 잠만 잤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