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정치는 아무것도 몰랐고 그저 대학을 가야 사람대접 받는다 해서
아무런 이상과 목표도 없이 떠밀려 갔던 대학에서
그 동안 아무도 해주지 않았던 얘기들을 해주던 선배를 만났습니다.
술만 먹으면 DJ, 518 419 이승만 박정희 부마항쟁 서울의봄 얘기를 하던 선배
말이 어찌나 많았던지 처음에 지루하고 지겹고 그만 좀 했으면 했습니다
그런대 이것도 계속 듣다보니 흥미가 생기더군요
나중에는 도서관에서 관련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나서 선배의 말이 지루하고 지겹게 느껴졌던 제 자신이 한 없이 부끄러워졌고
그 뒤로 그 선배와 술만먹으면 정사에 관한 얘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노무현대통령께서 경선을 치루실 때 즈음에는 사비를 털어
친구들과 지인들을 설득하고 욕을 많이 먹었어요
"너 나중에 국회의원 하려고 그러냐", "출마하면 뽑아줄게" 등등
대부분은 비꼬거나 무관심이었어요
그 즈음에 대학에서 저를 일깨워준 선배를 다시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때쯤엔 선배도 많이 지쳐있었어요
"야 아무리 설명하고 설득해도 안되네 어른들의 생각은 바꿀수가 없겠구나"
"30년쯤 지나면 조금 더 좋은 세상 오지 않겠나"
저도 동의했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뒤로 10년 후 촛불혁명을 보았고 문빠들이 무거운 주제인 정치를
얼마나 발랄하고 창의적이고 위트있게 자신들의 삶에 녹여내는 가를 보았습니다.
저에겐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되는구나... 30년이 지나지 않아도 .. 시간이 지나 세대가 자연스럽게 교체되지 않아도 ...
정치 관심 없을땐 몰랐는데 알고나니까 재밌지 않나요??
끝까지 관심 가지고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얘기 같이 보고 같이 즐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