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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입장에서 본 최저시급 1만원...2
게시물ID : sisa_9463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해뜨는곳
추천 : 4
조회수 : 1141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7/05/26 11:57:25
우선 글 쓰기 전에 미리 제 스탠스를 말씀드리면, 

저는 최저시급1만원, 공무원 확충, 기본소득제 등의 뉴딜정책 극찬성하는 입장입니다. 

신용창출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가계로 이어졌던 레버러지를 정부가 부담할 차례죠. 


암튼, 최저시급을 3년만에 50% 인상하는 거, 이거 누가봐도 좀 급하다는 거는 이견이 없을 줄 압니다.

근데 문재인 정부는 이걸 시행하려고 하고 있지요. 급하다는 걸 몰라서? 아닙니다. 


이건 이를테면 극약처방이에요. 


제가 주로 가는 커뮤니티에 오늘 참고할 만한 내용의 글이 있더군요. 

자료와 링크 등등 굉장히 긴 분석글인데 요약을 하자면


다른 나라는 20세 정도에 생산전선에 뛰어들지만 우리나라는 대학에 군대에 휴학 등등 20대 후반에서야 뛰어든다, 

전공과 무관한 직업을 가짐에도 대학 간판 때문에 가는 경우가 많다, 공무원고시에 매달리는 인구도 너무 많다

즉, 간판을 위해서 아무 대학가지 마라, 대신 고교까지 무상교육 시켜줄께, 시험도 줄여주마 대신 공부 할 놈들만 해라. 

공무원 고시낭인 되지 마라 뭘 해도 먹고 살게 해줄께. 기업도 블라인드채용하게 할께. 


이걸 정부는 강력하게 말하고 있는 겁니다. 자원이라고는 인력밖에 없는 나라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겠다고 하는거죠.

사실 이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보구요. 9급 공무원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게 그나마 안정적으로

먹고 살기가 좋으니깐 서울대 나오고도 취직이 안되니 시험쳐서 들어갈려고 하는거지. 


굳이 공부를 안 해도 먹고 살만하고 생계 유지할 수단이 있으면 자기 소질이나 희망에 따라서 직업 선택하는게 낫죠.

울산과 대구의 비교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같은 광역시지만, 부모의 교육열은 차이가 아주 많이 심해요. 


20세부터 200만원 중반대의 급여를 받고 시작하는 것과, 20대후반까지 돈을 안 쓰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교육에 돈을 쓰면서 

그때서야 시작하는 거는, 30살쯤 되면 자산이 적게는 1억 많게는 2-3억까지 차이가 나게 됩니다. 이 갭은 메꾸기 힘들죠. 


다만 정책이 급진적인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이구요. 하필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초대량 실업사태와 맞물려버려서... 그리고 전 정권에서 빚을 너무 많이 져서 재정확대 정책도 그리 쉽지만은 않구요. 

그래도 정부가 마중물을 붓고 돈의 흐름을 돌리지 않으면 나라가 절단나게 생겼으니 이런저런 정책을 시행하는거죠. 


먼저 글에도 적었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최저시급 자체가 그렇게까지 낮은게 아닙니다. 

다른나라에는 별로 없는 주휴수당 퇴직금 4대보험까지 같이 고려하면 최저시급이 거의 9천원 가까워요. 

다만 대기업과 자본가로 빨려나가는 돈이 많기 때문에 가처분소득이 줄어서 살기가 힘든거죠. 

그래서 제 글의 요지는, 저런 새나가는 돈을 막아주는 정책을 취하는게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무작정 최저시급만 3년내 끌어올리는 걸 목표로 드라이브 걸어버리면 자영업자들 쥐어짜는 꼴밖에 안되거든요.


물론 지금 공정거래법, 단가인하 금지법, 통신료 인하 등등 여러가지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기는 한데, 제가 보기에는 좀

미흡합니다. 사람들이 소득이 좀 늘어난다고 당장 소비를 늘리는게 아니고, 그 소득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거라는 믿음, 

미래에 소득이 더 늘어날거란 희망이 있어야 소비를 늘리거든요. 그런데 경기든 제도든 시행한다고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기는게 아니죠. 여기서 '시차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그 시차를 견뎌내기 힘든 자영업자가 50%정도 된다고 하죠. 

최저임금 수준의 수입을 가져가는 자영업자 비율이 그 정도 된다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인건비만 폭등하면 

판매대금을 올려야 하는데, 가격 올린다고 수요가 유지되지는 않죠. 그러니 이게 힘든 겁니다. 


여하튼 결과적으로는 정부가 최저시급1만원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는데 제일 필요한 수단이 

대기업 털기, 자본가들 털기, 사학들 털기, 언론개혁이에요. 루즈벨트의 뉴딜정책은 이걸 성공했기 때문에 중산층이 두터워 진거죠.


이 정도면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대충 했다고 보여지네요. 최저시급 1만원 못 줄 정도면 자영업 접으라는 수준낮은 리플은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 각자 저마다의 사정이 있는 겁니다. 배운 기술이 그게 다라서, 이걸 접어버리면 빚 밖에 안 남아서, 

그나마 유지라도 하고 있어여 가족들의 생계가 유지되서 등등 사연이 많은데 무슨 자영업자들이 전부 악덕업주들만 있는줄

아는 분들 보면 없는 자궁이 답답해지네요. 그리고 먼저 글에도 밝혔다시피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이상 정책이 안정되고

사회가 적응하기까지 일자리는 분명 줄어듭니다. 웬디스 버거도 주문을 이제 로봇이 받는다죠. 그게 더 싸게 먹혀서... 

암튼 그 고통의 기간을 우리 가족이 길거리에 나앉지 않고 견뎌내느냐의 싸움이 시작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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