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5월 3일)이 밝았습니다.
같은 이천에 살고있다는 또다른 지인을 만나려 연락을 했더니 고맙게도 전날 하룻밤 묵었던 친구네 집 앞까지 차로 찾아와 주었습니다.
이번 지인은 제가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할 때 같은 직장에서 일을했던 친구입니다.
집에 안주거리는 있다고해서 맥주나 몇캔 사갔습니다.
친구는 직장에서 말보로 아이코스라는 신형 전자담배의 모니터링(?)을 수행중이라더군요.
덕분에 아직 출시되기 전의 아이코스를 시음? 시식? 시끽연? 해 볼 수 있었습니다.
곧 이어 형님 한분이 합류하셨습니다. 이분 역시 호주에서 같은 직장에서 알게된 분이시죠.
저녁에 친구네 집(전날 만났던 만화그렸던 친구)으로 돌아가야하는 저 때문에 술을 아주 조금밖에 드실 수 없으셨습니다.
죄송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붉은 고기에는 붉은 와인이 제격이지요. 친구가 준비해 준 샤토 라피에르입니다.
적당히 드라이하며 제법 바디가 있어서 소고기에 잘 어울렸습니다.
안주로 나온 어제잡은 한우입니다. 굉장한 가격을 자랑합니다만 저는 값비싼 한우보다 마블링 없고 저렴한 호주제 소고기가 더 입맛에 맞습니다.
씹을수록 진맛이랄까요? 그 진맛이 더 깊다고 느껴져서입니다.
근데... 어찌되었든 고기는 늘 옳습니다.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ㅎㅎㅎ
아, 마블링이 좋은 소고기는 확실히 굽기 시작했을때 지방이 피워내는 향기 하나는 끝내줍니다.
치이이익~ㅋ
식전주로 와인을 땄으니 이제 진짜 술(ㅋ)을 마실 차례네요.
친구는 능숙하게 토닉워터에 보드카를 말아서줍니다ㅎ
보드카를 다 비우고나니 쪼금 아쉬워서 셍 떼 밀리옹으로 한병 더 땄습니다.
와인을 마신 뒤 상을 치우고 TV나 보며 아이스크림도 먹고 잠시 쉬었네요ㅎ
저녁이 깊어진 뒤 저는 저를 친구네 집까지 데려다 주시기로한 형님께 댁이 어디신지 여쭈워봤습니다.
근데 우연찮게도 제 친구네집 길건너편, 즉 1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곳에 살고 계셨더군요.
전혀 접점이 없는 두 사람이 이렇게 가까운데 살고있는 우연이 흔치는 않을텐데 정말 신기했습니다ㅋ
게다가 양쪽 다 본디 살던곳은 서울인데 일 때문에 이곳에 내려와있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저는 5월 2일에 만났던 친구네 집으로 돌아가 하룻밤 더 신세를 졌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5월 4일) 서울의 본가 (미아리)로 상경하신다는 친구의 형님의 차를 얻어타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지나가던길에 찍은 사진인데 경기도 광주 초월면에 또다른 친구네 집이 있습니다...
아주 예전에 그친구네 집에 가 봤을땐 완전 시골 깡촌이었는데 지나가다보니 지하철역이 생겨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ㅎ
하남을 거쳐 서울로 올라가는 코스인가봅니다.
이제 곧 서울이랍니다.ㅎ
드뎌 미아리에 도착했습니다!!
친구네 형님 덕택에 왔을때에 비해 돌아가는 길은 아주 편했네요.
미아리에서 친구네 부모님을 뵙고 인사를 드린 뒤 곧장 우체국으로 향해 택배를 하나 부쳤습니다.
전날 호주에서 만난 친구에게 부탁해 사 두었던 와인 몇병을 그간 제게 아주 고마웠던 어떤 분에게 선물로 보내드렸습니다.
비록 작은 선물이지만 받았던 고마움에 조금이나마 보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
미아역에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그리고 압구정동에 도착~
자, 이젠 네번째 약속을 위해 압구정동으로 왔습니다.
이번에 만날 친구들은 제가 다쳐서 움직일 수 없었던 6년동안 그림으로서 저와 교류해주었던 고마운 친구들입니다.
우선 한 친구를 먼저 만났는데 다른 친구들이 직장일 때문에 바빠서 중간에 시간이 많이 빕니다...
하닐없이 시간 때우기도 싫어서 먼저만난 친구를 데리고 압구리로 향했습니다.
압구리는 압구정동 겔러리아 백화점 뒷쪽의 한강시민공원으로 통하는 굴다리의 약자입니다.
압구정 + 굴다리 = 압구리 입니다ㅋ
기억을 더듬으며 아파트단지를 관통해 들어갑니다.
조금 헤맸지만 그래도 잘 찾아온 것 같군요!
여기가 바로 대한민국 최대의 그라피티 성지 압구리입니다!!
입구부터 현란하군요.
압구리라고 딱히 그라피티 행위가 합법인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랜 전통(?) 때문인지 이곳에서는 잔인하거나 음란한 그림이 아니라면 태거(그라피티 아티스트)들의 바밍(몰래 그라피티를 그리는 행위)을
묵인해주는 분위기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전통이 이곳을 그라피티의 성지로 만들어 주었습니다(라고 들었습니다.)ㅋ
이정도 퀄리티의 그림을 얼마나 빠르게 그렸을지 상상해보니 비록 다른분야의 그림쟁이지만 감탄이 절로 생겨납니다.
자, 이제 압구리 던전의 입구입니다.
혹 그림을 감상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니 여기서부터 당분간 글은 붙이지 않겠습니다.
압구리 사진전(?)은 여기까지입니다.
굴다리의 반대편까지 멋진 그림들이 정말 빼곡하게 들어 차 있어서 정말이지 시간가는줄 모르고 감상했네요.
멋진 그림 보여주신 이름모를 태거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압구리의 끝에는 시원한 풍경의 한강을 볼 수 있습니다.
오, 저런거 타면 재미있겠네요ㅎㅎ
이제 나머지 분들을 만나기로 약속했던 시간이 다가와서 교대역으로 출발했습니다.
여기서 3편을 끊고 4편으로 이어서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