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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마음이 궁금합니다.
게시물ID : love_289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UIUU
추천 : 1
조회수 : 93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7/05/24 20: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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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게에 질문을 쓰시는 분들을 보면서 어떤 기분일까 했는데 제가 지금 바로 그 기분을 느끼면서 글을 쓰고 있네요.. 
제가 하도 일희일비 하니까 주변에서 그만 얘기하라 잔소리를 해서 몰래 이곳에 와서 글을 씁니다. 

벚꽃이 만발했던 그날 지난 연애를 충격적으로 마무리하고 마음을 추스리던 차에 주변에서 소개팅을 해보라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원래 "소개팅은 내스타일이 아니다!" 
"난 볼매이기 때문에 하루만에 성공할 수는 없다!"
"자세히 봐야 예쁘다 그게 바로 나다!" 라고 자부하던 터라 소개팅은 썩 내키지가 않았던 저였습니다만
그냥 한번 만나나 보라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한 주선자의 말에 해보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연락처를 받고 저장도 안하고 그냥 두다가 재촉하는 주선자의 독촉에 마지못해 연락을 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하니 반갑게 받아주시더군요. 간단한 안부인사 등을 하다가보니 제가 일이 바빠 대화가 끊겼었습니다. 
그러니 먼저 연락이 와서 대화를 이어갔지요. 주말에 뭐하느냐 날이 별로다 뭐 이런 시덥잖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전 워낙에 만나기 전에 조금 이야기를 하는 편이라서요.

그리고는 다음날에도 연락이 먼저 왔습니다. 거참 좋더라구요. 그래서 기분좋은 맘에 바로 약속을 잡습니다.
전 그래도 소개팅이고 주선자의 체면도 세워줘야 하니 이탈리안? 이런걸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분이 고른 것은 삼겹살..
사실 소개팅 경험이 많지 않아서 그 많지 않은 경험은 고작해야 파스타나 먹으러 갔던 저였기 때문에 사실 삼겹살은 조금 놀라운 답이었습니다.
왠지 상대방이 좀 가볍게 생각하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고 나만 괜히 너무 좋아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저도 가볍게 삼겹살에 소주나 한잔 하면 좋겠다 는 생각으로 첫 만남을 준비합니다. 
그분 편한 장소에 삼겹살집들을 찾아보고 언제 볼지 정하고. 

그리고 당일.
일이 조금 늦게 끝나 약 10분정도 늦어진다는 연락을 하고 지하철역을 뛰어올라갑니다. 지하철이 그렇게 깊은 곳에 있는줄 처음 알았죠.
출구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길래 마지막 점검을 슬쩍 하고 그냥 가볍게 보는거야 라고 스스로 되뇌이며 장소에 도착합니다.
이미 그분은 와계시더군요. 죄송한 마음에 언능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그리고는 문자보다 더 어색한 대화가 시작되었죠.
고기를 시키고 평소에 고기를 잘 못굽는 저지만 그래도 열심히 뒤집습니다. 그러자 그분이 "어색하니까 빨리 한잔 해요" 라고 하시며 따라주셨고,
그렇게 저희는 소주를 3병을 마십니다. 
전 주량이 보통 1병반에서 2병사이 그분은 반병에서 한병이라고 하셨으니 많이 마셨지요.
어색함은 사라진지 오래 즐거운 대화가 오갑니다. 제 직업이 좀 특이한 편이라 관심도 많이 보이시고 관련 이야기도 재밌게 들어주시구요.
그렇게 3인분에 찌개까지 끓여먹고 일어납니다. 
2차는 맥주집이네요.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파인애플 피자. 저 참 좋아하는데요. 그걸 시키시네요. 피맥. 크.
분위기는 좋습니다. 그분도 농담도 하시고 전 좀 취기가 올라서 겁없이 미인이세요. 라고 멘트도 던지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잠깐 어디 가실곳이 있다며 마무리를 했습니다.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에프터를 신청하고 흔쾌히 받아주십니다. 
솔직히 말해서 전 소개팅이 이렇게 좋을줄 몰랐습니다. 전 제가 외모지상주의잔줄 몰랐습니다. 삼겹살은 정말 신의 한수였던 것 같습니다.
진짜 그날밤 전 제가 완전 행운아라고 역시 신은 날 버리지 않았다고 행복해하고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잘 쉬셨냐는 저의 질문에, 화려한 이모티콘이 옵니다. 하지만 정작 말은 거의 내용이 없습니다. 
대부분이 단답입니다. 뭔가 느낌이 쎄합니다. 
뭔가 대화가 이어지는게 아니라 조금씩 끊기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제가 연락을 안하면 연락은 오지 않습니다.
쎄합니다.
분명 만나기전과의 대화의 색이 다릅니다. 뭐 어디까지나 저의 판단이겠지만...

그래서 하루이틀 연락을 안하다가 하면 어느날은 아주 반갑게 반응을 해줍니다. 
이모티콘은 여전하지만 먼저 안부도 묻고 이야기도 시작합니다.
매우 즐거운 대화를 합니다. 뭐했는지 뭐할건지 이야기도 하고 소개팅날 있었던 얘기들도 하고 좋습니다.

그런데 또 어떤 날은 대화를 이어가기가 어렵습니다. 
단답으로 일관하시는 걸 보고 자꾸 말걸면 오히려 민폐인것 같아 저도 적당한 선에서 접습니다. 

사실 고작 며칠 되지 않되는 기간에 일어난 일입니다. 다만 그날그날의 분위기가 매우 급격하게 변하는 것 같아서 좀 혼란스럽습니다.
분명 상대가 맘에 든다는 표현을 조금씩이나마 직접적으로 했고 또 만날 약속도 잡은 상태이니 제가 구지 자꾸 연락을 하는 것이 귀찮으신건지.
아님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지. 너무 세상을 논리와 이해로만 보려 하는 저이기 때문에 이런게 어려운건지도 모르겠네요.
 
소개팅한 상대와의 연락에 또 그 분위기에 얼마나 큰 의미를 두어야 할까요? 
오늘도 연애 초보는 글로 배워가려고 이렇게 질문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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