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차관급 인사 한분, 의회 관계자들, 그리고 정치학 교수/ 데이터분석가등과 술약속이 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워낙 인원도 많았고 메인 주제로 꺼내기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얘기를 던졌습니다.
자연스레 대선 얘기가 나왔는데, 마침 윈지코리아 박시영 부대표가 2030남성들이 유승민으로 많이 빠졌다는 얘기를 김어준 파파이스에서 나와서한 적이 있기에 그 얘기를 꺼냈습니다. 김어준은 그걸 '신안보세대'로 퉁치던데, 저는 생각이 조금 다르거든요.
저는 "아마 여기계신 분들은 잘모르고 계시겠지만 현재 2030 젊은 남성들의 박탈감이나 고립감이 존재한다. 문통 지지가 많은 커뮤니티에서도 이 나이대 남성들은 남성 역차별 문제를 조금씩 논의하기 시작했다. 유승민의 여가부 폐지 공약은 그 지점을 건드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데이터를 다루고 볼 줄 아는 사람인 걸 다른 분들도 알기에 그냥 흘려듣진 않더군요. 다만 몇몇 여성분들은 눈에 ???를 띄우는 표정이었는데, 차근 차근 설명했습니다. "예전의 엄청난 가부장구조, 남성우위의 사회구조에서 남자들은 군대를 그냥 잠깐 다녀오는 곳, 당연히 다녀오는 곳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뭔가 모를 억울함이 맘 속에 있는데, 나는 여성차별의 구조가 여전히 이 사회에 존재한다고 보지만 지금과 같은 할당제 형식으로 그 복잡하고 중층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 관심이 없으면 잘 안보이겠지만, 무조건 남성들이 쓸데없는 피해의식을 가진 것으로 보지는 말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도 잘 이해 못하는 분들이 있어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예전에는 남자가 당연히 여자를 지켜주는 개념으로 군대를 갔다면, 지금은 남자가 지켜줄 필요 없다, 남녀는 평등하다라고 주장하는데 그러면 딱히 남자만 가야하는 명분이 사라지고 있는 것 아니냐. 그게 페미니즘의 역설 아니냐"는 식의 논리전개를 차분히 했고, 많은 분들이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조금씩 수긍했고 마침 다른 데이터분석가 남성분도 일리있는 생각이라는 동의를 보내줘서 어느정도 얘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는 친한 친구 중 11년차 행시 사무관을 만나서(곧 4급 될 거 같네요) 역시나 오유 군게 얘기도 꺼내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정책적으로 이제 2030 젊은 남성들을 돌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말을 전했습니다. 그 친구 역시 '군생활/의무이행에 대한 보상' 문제는 확실히 조금씩 공론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었고요.
한번에 바꾸기 어렵고, 급격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렵지만, 여기에서 보고들은 군게 여러분들의 생각을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정부와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보고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