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동생녀석이랑 술 한잔을 했다.
어느 정도 취기가 올라오고, 자연스레 정권교체 이야기가 나왔다.
녀석은 커다란 체구에 농담도 잘하는 유쾌한 놈인데,
홍준표를 지지했다는 녀석의 말에 내가 놀라와하니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 저 대구에요 형. 저는 당연히 보수죠"
녀석의 자신감을 넘어 거만해진 듯한 말투,
확고한 스스로에 대해 자부심 가득한 표정이
그날 취기가 오른 와중에도 이상하게 엄청 신경이 쓰이며 거슬렸다.
나는 스스로 지역감정에 얽메이지 않는다고 믿어왔는데,
이번을 계기로 40의 인생을 되돌아 보았다.
특정지역 사람들과 있었던 묘한 불편한 기류가 더듬더듬 기억이 났다.
거부감과 반발감을 넘어서는 뭉클거리는 혐오감.
우리의 지역감정에 대한 과제가 새삼 다시금 무겁게 느껴지고,
그 요상한 자부심에 대해서 느껴졌던 증오감에 반성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