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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935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혈압의요정
추천 : 6
조회수 : 165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19 23: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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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어째서 그런 마음을 먹게 된겁니까?"
 
어두컴컴한 방에, 경호 목적으로 있는 장정들, 거기에 녹음기와 탁자 하나.
 
"난, 그 자식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어. 그 뿐이야."
 
그리고 서서히 입을 여는 흉터 투성이의, 그러나 무언가의 의지로 밝게 빛나는 눈동자.
 
"무슨 일을 당하신거죠?"
 
"지금은 시체가 된 그 놈.. 원래 내 담당 교수였어. 이젠 역겨운 사실이지만, 그 자식 밑에서 박사 과정을 하고 있었지."
 
잠시 회상하는 사내.
 
"처음엔 참 친절하고 자상한 스승이었지. 학위를 받고 나서 뒤통수를 쳤지만 말야."
 
목이 타는지 옆에 있던 물을 한 모금 마신다.
 
"그 새끼, 논문 하나 내서 그걸로 노벨상 받는다며? 아주 획기적인걸 만들어서말야."
 
잠시 흐르는 침묵.
 
"그거, 내가 개인적으로 진행하던거야."
 
의지로 빛나던 눈동자는 금세 분노와 증오로 이글거린다.
 
"난 몰랐어. 내가 퇴근하고나면 자료들을 훔쳐봤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논문을 다 작성하기 한 달 전에 모든 자료를 배껴서 가지고 있었을 줄은."
 
그리고 한층 더 불타올라 핏대가 서기 시작한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그 논문을 박사 학위 청구 논문으로 낸거지, 멍청하게도 말이야!!"
 
쩌렁쩌렁 울리는 방. 경호원들이 언제든 달려들 채비를 하고 있다.
 
"난 표절 문제에 휘말렸어. 근데, 그 교수는 학회의 큰 손이란 말이지. 내가 한거라고 주장해도, 묻히고 말았어."
 
금세 침울해지는 사내
 
"그래서 난 학위는 고사하고 학계에 발을 못들이게 되었지. 그걸로 끝나면 다행이야."
 
더더욱 침울해지고 눈물까지 고이는 사내의 눈
 
"혹시라도 후환을 없애려는 건지, 학교 쪽에는 발을 못들이게 수작을 부리고 있었어. 어디 취직이라고 하려고 하면 안좋은 이야기를 위쪽에다 보내고, 아르바이트라도 할려고 하면 밑에 놈들이 와서 진상을 피우곤 했지. 이렇게 무능하게 변하니 그녀도 떠났고.. 수중에 남은 돈도 없어."
 
서럽게 울기 직전이다.
 
"그래서 죽였어. 감옥이라도 가기 전에 복수라도 하는게 낫잖아?"
 
그의 이야기를 다 들었다. 뭔가 안쓰러운 사연같지만, 나는 믿지 않으려고 한다.
 
그의 담당의가 검진 결과 중증의 피해망상이 있다고 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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