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한지 한달 정도 된 신랑입니다.
저희 부부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딱, 저희 부모님과 아내와의 연락 문제만 빼고요..
여느 시부모님이 그러시듯.. 저희 부모님도 아내와 통화를 하고 싶어 하십니다. 왜 저를 놔두고 아내와 통화를 하시고 싶어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여태까지는 아내가 원치 않아 다 제 선에서 막았습니다.
(신혼여행때 딱 한번을 제외하고는 아내와 저희 부모님이 통화한 적이 없습니다. 그때도 일반적인 인사였고요..)
반면, 저는 장인어른이나 장모님과 통화하는 데에 별로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또 얼마든지 통화할 의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통화를 한 것은 없는데요, 저와 장인어른, 장모님의 통화도 아내가 원치 않습니다. -_- 제가 하면 본인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봅니다.
제 아내는 무척 소극적인 사람입니다. 모르는 사람들이랑 이야기하기도 원치 않아 하고요, 학창시절도 글코 지금도..발표 등등 주목받는 일을 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가정 불화가 시작되는? 부분은 '부모님이 아내랑 통화하길 원하신다'는 것을 아내에게 말하면서부터입니다. '전화' 라는 단어만 나오면 급격히 우울해 합니다. 침대에 틀어박혀서 핸드폰만 보고..저랑 얼굴도 안 마주치고, 말도 안 합니다.
실제로 통화를 한 것도 아닌데요. 그리고 제가 통화를 해서 용무를 마쳤기 때문에 통화를 할 것도 아닌데도.. 계속 우울해 합니다. 절대 단시간에 풀어지지 않습니다.
차라리 나랑 싸운거면 사과라도 하지, 이런 케이스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연애하거나 결혼을 준비할 때에는) 저희 부모님이랑은 낯선 관계니까 그렇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부모님을 뵐 때는 아무렇지도 않아 했습니다.
결혼을 하기 전이나 후나 저희 부모님 집에 가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워하긴 했지만.. 저만 다녀오라거나, 저에게 기분 나쁜 티를 내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부모님 앞에서 잘 참은 것인지, 혹은 연기를 잘 한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까지 아내가 저희 부모님과 실제 만난 것은 결혼식까지 포함해서 10번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 집에서 자고 온 것은 두번 정도 되고요. 아, 부모님은 차로 3시간 정도 되는 먼 곳에 살고 계십니다.
직접 대면하는 것도 (이유가 어찌 됐든) 잘 해낼 수 있을 정도면 1~2분 되는 통화는 그에 비하면 쉽지 않은가... 하는 생각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통화를 주기적으로 하라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요. 일이주에 한 번 정도 제가 안부 인사를 하는데, 그때 며느리 목소리도 듣고 싶어 하시는 정도입니다.
부모님께서 아내를 포기? 하면 편할 것 같은데, 그건 쉽지 않고 (부모님께서 며느리를 참 예뻐라 하셔서 포기하게 만들기도 어렵고, 그와 별개로 중간에 끼인 입장으로서 힘이 드네요)
아내가 실제 부모님 대면해서 하는 것을 보면 통화도 못할 것이 아닌데, 아내에게도 섭섭한 감이 있고
무엇보다 이렇게 깊게 실망하고 감정이 상할 건이 아닌데 무겁게 가라앉는게 곁에서 지켜보기에 힘이 듭니다.
길게 적어 보아야 제 아내 욕이고, 또 제 부모님 욕이어서 길게 적지 않으려고 했는데.. 기네요. ㅠㅠ
남녀를 불문하고 결혼 선배님들의 고견을 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