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실지 모르겠지만 그 시절을 살아오신 우리 엄마,아빠,삼촌세대는 하실 말씀이 참 많은것 같습니다. 어릴때부터 5월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얼마나 무서웠는지에 대해 정말 귀가 닳도록 들었어요. 겪지 않아도 설명으로만 듣는 그 공포란..가장 기억에 남는 얘기를 해보자면, 80년 5월 어느날 저희엄마는 독실한 불교신자인 할머니를따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젖먹이오빠,아빠,막내삼촌 이렇게 5명이서 절을 다녀오셨답니다. 오전에 산에갔다 점심때쯤 지나서 시내 (충장로 어디쯤인듯합니다)쪽에 들어섰는데 뭔지모를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이상하더랍니다. 그러다 어느 한쪽에 하얀팬티만 입은채 원산폭격자세로 있는 한무리의 남자들이 보이더니 어디서 갑자기 군인들이 달려와 같이 걷던 막내삼촌 뒷덜미를 잡고 끌고가려하더래요. 놀란 저희엄마는 순간기지로, 우리 애기아빤데 왜 데려가냐며 군인한테 매댠려서 소리를 질렀더니 엄마랑 등에업은 애기를 힐끔보더니 저~쪽으로 돌아가라고 하면서 다른길로 가더랍니다. 가족들은 너무 무서워 다른 샛길로 돌아서 집으로 돌아와서는 뭔일이다냐 싶어서 웅성거리는데 전화한통이 오더래요.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던 먼친척이 있었는데 운동도 잘하고 야무져서 공수부대로 갔다던 분이 (성함이..뭐라더라..빌어먹을 기억력) 갑자기 전화가와서 할머니가 군대간 니가 왠일로 전화를 했냐고 너무 반갑게 전화를받았는데 급하니까 용건만말한다며 "엄니 나지금 광주왔소, 곧 난리날 것이니까 애기들 하나도 빠짐없이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고 절대 밖으로 못나가게 하쇼!" 하고 전화가 끊어지더래요. 문제는 그리고선 전화가 안됨. (외부연락할수있는 통신을 끊어버림). 여기까지가 저희 엄마가 말해주신 오월의 시작이랍니다.
다른 많은 얘기도 있는데 전 들을때마다 이때가 가장 무서웠어요. 일상적인 생활을 하고있는데 갑자기 엄청난 일들이 몰려온거니까요.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