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전 오유인의 단합때 사이트 처음 와보고
컴퓨터 맞출때 가입하고, 이후 베오베는 하루 한번씩 들여다보는
눈팅 유저 입니다.
요근래 달님 당선으로 기쁜 마음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정치적 중립이 의무가 된 직업을 하고서부터는
왠지 모르게 게시글도 댓글도 모두 적지 않게 되던 제가
요즘 한경오 사태를 보며 예전 노무현 대통령을 보았던 기억이 떠올라
추억삼아 몇자 적어봅니다.
저는 02군번으로 11월 의경에 입대하였고
자대배치는 서울 기동대로 받았습니다.
민주당사를 수비하는 시설중대였어요-
(고참들이 항상 대선때 14시간 연속 근무를 했다고 갈궜지요)
시위대와 첫 몸싸움은 효순이 미선이 추모 시위였습니다.
입대전 열심히 퍼나르던 기억과 현재 모습에 인지부조화를 일으키며
시작한 군생활이였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오마*를 비롯한 한경오가 싫었습니다.
진압하는 의경에게 매우 악질적인 편집과, 현장에서 마주할때 보아온
오만한 모습이 조중동을 싫어하던 저에게
그나마 조중동은 맞춤법이라도 맞지라는 생각을 되새기게 했거든요
하루 수십명의 의원과 당직자들이 제 앞을 지나갔습니다.
성심인양 자기를 지키느라 24시간 근무하는 부대에게
상한떡, 누가봐도 먹고남은떡을 주던 어느 당직자 탓에 민주당도 꽤 오랫동안 싫어했습니다만
김근태, 노무현.. 지금은 볼 수 없는 두분이 정말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따뜻했던 두분의 모습, 제가 본 그 인간적인 모습을 여러분과
공유해보려고 해요.
총선의 공천권으로 어수선 했던 시기인지 탄핵정국이였는지
그때쯤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열우당에 매일같이 다른지역의 지구당에서 공천과 관련해
시위를 왔습니다.
지쳐가는 대원들 사이로 어느날 김근태 의원이 퇴청하며 지나가다가
똘끼 충만한 옆 고참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추운날씨에 감사합니다.
뭐 힘든 거 없으십니까?"
네 저는 의원이 의경에게 존대를 먼저 쓰며 물어본것을 그때 처음 봤습니다.
똘끼 충만한 고참이 빵꾸난 손가락 장갑을 보여주며
"이것 때문에 힘듭니다" 를 시전.. 저는 잠시 벙찌며 쫄았습니다
김근태 의원께서는 사람 좋은 웃음으로
"허허 알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하고 가셨어요
몇일 뒤 정동영의장과 김두관님 등 열우당 지도부가 저희부대에게
떡꾹을 대접해주신적이 있습니다. 밤새지켜줘서 고맙다고.
그때 가죽장갑을 하나씩 나눠주시더라구요
김근태의원님이 말해주었구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 누구도 필요한게 무엇인지 미리 물어본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래 한낮 의경에게 존대하며 진심이 느껴지는 말
저는 그뒤로 딱 한분 더 보고 보질 못했어요
네 나머지 한분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저는 군생활이 이렇다보니 노무현 대통령을 세번 직접 봤습니다.
마지막 세번째 봤을때는
저도 진압중대로 전출 광화문에서 탄핵 촛불집회 관리를 할 때였습니다
그때는 새벽2시3시까지 집회관리를 하고
다시 아침에 출동나가는 체력적으로는 고된 일정이였습니다.
당시 탄핵이 기각되고 청와대에서 그동안 고생한 의경들 하루 쉬게
해주고 노고를 치하한다고 대통령께서(단장님인지)
일선부대들을 청와대로 초청하여
오후에는 외출을 나갈 수 있게 해주었어요
우와우와 하면서 안내에 따라 청와대 구경을 하다가
짧은 홍보영상을 보고 안내해주시는 분이 조금 격양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어요
" 오늘이 대통령님이 탄핵기각 후 첫번째 공식일정을 나가시는 날 입니다. 여러분께서 정말 큰 목소리로 반겨주셨으면 합니다"
누구였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저분도 대통령도 힘드셨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감정이 전해져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잠시후 노무현 대통령께서 영부인과 차를 타고 나오시며 정말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어요
부대원들 모두 탄핵반대집회 반대편에서 관리 하였지만
마음은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정말 독깨스 걸려서 훈련할때보다 우렁찬 목소리로
노무현 대통령을 보며 환호했습니다.
그때 노무현 대통령께서 "여러분 감사합니다" 하시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지난 9년을 장식하는 최순실과 박근혜의 그 오만하고 철면피의 모습
요즘 한경오의 그 오만한 모습을 보며
정말 상반된 두 사람이 다시 생각나는 요즘 입니다.
두 분.. 좋은곳에 계시겠지요.
저는 육아휴직이 끝나고 복직하면
정말 신나게 달님 정책을 저 아래바닥에서 수행해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지켜갑시다.
또다시 좋은 사람을 이렇게 기억에서만 끄집어내보는 것은
너무 괴로울 것 같아요
다른 분들도 저처럼 개인적인 연이 있으신지 어떤연이 있으신지
궁금하여 아내 심부름 가는길에 넋두리처럼 적어봅니다
긴글 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