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지난 대선 503호를 찍었다.
아빠도 찍었다.
나는 너무너무 절망했다.
503호의 행보가 뉴스에 나올때마다
나는 진실을 알리기위해 늘 엄마에게 말했지만
어진아버지를 보고 자랐으니 잘할거다 뭐 이런말을 하며 내 머리 뚜껑을 터트리셨다.
세월호 참사가 났다.
난 백수였고 하루종일 불안한 마음으로 뉴스만봤다.
계속 같은화면만 나오는 뉴스.
그리고 수많은 죄없는 사람들이 끔찍하게 죽었다.
너무나 마음이 비통했다. 하염없이 슬펐다.
계속되는 언론의 장난과 비방.
엄마는 어디서 또 유가족들이 돈을받기위해 농성한다고 한다는 말을듣고와서 나에게 전했다.
엄청나게 화를 냈던거같다.
엄마는 내가 차가운 바다속에서 억울하게 죽어도 그렇게 행동해.
돈 받고 나 잊어. 그돈가지고 떵떵거리며 잘 살아!!
엄마도 엄마잖아. 나 힘들게 키웠잖아. 어떻게 그렇게말할수있어?
나는 애도없지만 온몸이 끊어질거같은 저 슬픈마음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수있는데 엄마는 어떻게 그래!? 엄마는 그러면 안돼..
하며 울부짖었다.
정신나간사람같은 내 모습을보고 다시는 그런말을 하지않으셨다.
나는 노란리본을 사서 엄마 가방에 달아줬고 우린 지금도 하고있다.
503호가 탄핵되자 엄마는 불쌍하다고했다.
엄마는 아직이구나. 생각이 들어 또 핀잔을 줬더니
최순실같은 못된 사람의 꼭두각시로 산게 불쌍하단 뜻이었다.
엄마. 503호를 대통령으로 둔 우리가 제일불쌍해ㅡㅡ
이나라 이렇게만든거 엄마야. 엄마가 귀한 표 503호한테 줬잖아.
나라꼬라지를봐. 제발 그런말좀 하지마.
19대 대선 활동때 엄마. 이번엔 제발 현명한 선택을하길바래.
나는 남의말 듣지말고 엄마가 생각하고 판단해서 투표를했음좋겠어.
그리고 같이 투표방송을봤다.
유-저사람은 언제적 얘길하는거지. 말하는게 고리타분하다.
안-애도아니고 말하는게 어린아이 떼쓰는거같다.
홍-말할가치가없다.
심-말 잘하네
문-웃기만하는거같은데
엄마의 생각을듣고 차근차근 얘기를 해주니 이해를 하시는거같았다.
엄마는 1번에 투표를했다.
그동안 정말 꾸준히 얘기를했다.
이사람이 얼마나 준비되어있고 청렴하고 좋은사람인지를.
투표하고나서도 약간은 아리송했던 엄마의 마음은
이번주 내내 뉴스를 보며 완전히 돌아섰다.
당선됐을때 서울 집을 보며 진짜 검소한거같다..
뉴스를 보며 이렇게 일이 쉽게쉽게되는거였나? 놀라시고
오늘은 최순실 게이트가 어떻게 시작이 됐는지 물어보셔서
이해하기쉽게 쭉 알려드렸다.
알고싶어하지도 않으시고
잘하겠지뭐 하던 엄마에게 정치에 관심을 가질수있게 했던 노력이
헛되지는 않은것같다
이젠 언론의 행패에대해 이야기해드리고있다.
엄마 언론을 너무믿지마. 자기 유리한대로 말하는곳이야
엄마도 알고있어. 하신다.
정치에 평생 관심이 없던 친구들도 모이면 자랑스러운 새 대통령에대해 얘기하기바쁘다.
요즘 너무행복하다. 마음엔 희망이 가득찬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