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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라 직원의 약속...찡합니다
게시물ID : humordata_1345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쓰꾸임을외쳐
추천 : 10
조회수 : 145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4/06/14 00:02:36

배경음악을 듣고 싶으시면 아래 플레이버튼(▶)을 누르세요.

필자가 글 분위기에 맞춰 엄선한 곡이므로 듣기를 권장합니다.












타다닥, 탁, 타닥......


고요한 방 안에 장작이 타는 소리가 아련히 스며들었다.

방 한가운데엔 백발이 무성한 노인이 어린 손자의 머리를 애정어린 손길로 쓰다듬고 있었다.




"......할아버지."


"응, 욘석 아직 안자고 있었니? 착한 아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우웅.....잠이 안오는걸요... 옛날 이야기나 하나 해주세요."


"으음.....그래, 옛날 이야기라...."




손자는 초롱초롱한 눈길로 할아버지를 올려다 보았다.




"얘야, 그럼 카프라 직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니?"


"......에.....그 마을마다 있는 아가씨들 아니에요?"


"맞단다....옛날 옛적에 있었던 한 아리따웠던 카프라 직원 아가씨 이야기를 해 주마..
아주 오래전....이 세계의 서쪽 끝에 위치한 한 마을에서의 일이란다...."


















"안녕하세요. (주)카프라 서비스는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습니다. 무슨 서비스를 원하십니까?"




시골의 한 조그만 마을......

너무나 외진곳에 위치해서 외부인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그런 곳에도 그녀들은 있었다.




"창고에 맡겨두었던 제 검을 꺼내 주시겠어요?"


"네, 여기 있습니다. 이용료는 70제니 입니다."


"여기...."


"언제나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기사 청년은 카프라 직원으로부터 받아든 자신의 검을 오랜만에 들어보고는 그것이 생각보다
많이 묵직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에 쓴웃음을 지었다.


'하긴....이 마을에서 아무일도 안하고 쉬는 것도 벌써 한달인가....'



서쪽엔 신비의 마을 하이랜드가 있다.

그리고 그곳엔 산더미같은 보물이 쌓여있다.



그런 소문을 듣고 코모도에서 여행길을 나선 그였다.

하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이곳 움발라의 살인적인 더위는 수많은 모험가들을
일사병이라는 수단으로 쓰러뜨렸고, 모험가들은 그대로 보물이라는 이상과 더위라는 현실적인
벽 사이에 갇혀 나아가지도, 돌아가지도 못한 채 여기에 묶여있었다.

그런 대부분의 모험가들과 마찬가지로 청년 또한 '며칠만 더 쉬다가 하이랜드로...'하며
의미없는 시간만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 모아둔 돈이 바닥나버려 숙식비도 지불할 여건조차 되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그는
이 마을을 떠나야 되게 된 것이었다.




"하아....이대로 돌아가야 되려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더위에 질려 보물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코모도로 돌아가고 만다.

그리고 미련을 못 버리고 서쪽으로 향했던 사람들도 더욱 더 살인적이었던 더위에 대한 경험담만
늘어놓을 뿐, 어느 누구도 신비의 도시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그렇기에 청년도 슬슬 포기하려던
참이었다.




"저....저기....."


"응?"



기사 청년은 오른쪽에서 자신을 부른 아가씨를 쳐다보았다.




"누추한 나그네에게 무슨 볼일이신가, 귀여운 아가씨?"


"혹시.....서쪽으로 가시는 모험가이시면 저도 동행하게 해 주시면 안될까요?"


"하아?"




움발라의 서쪽.

청년이 맨 처음 목표로 했던 신비의 도시 하이랜드가 있는 곳.

어느 누구도 발을 딛지 못했다는 그곳에 철부지 아가씨나 세상물정 모르는 양갓집 규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 아가씨가 따라가겠다는 것이었다.



"이봐, 아가씨. 이곳의 서쪽은 펄펄 날고 긴다는 남자들도 픽픽 쓰러지는 그런 곳이야.
무슨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푹푹찌는 더위와 추잡한 괴물들 외엔 아가씨같은 사람이 흥미를
가질 예쁜 꽃이나 귀여운 펫 같은 건 전혀 없는 그런 곳에 연약한 아가씨를 데려고 갈 수는 없지."




순간의 호승심이었을까...

기사 청년은 막 포기하려던 참이었으면서, 전혀 그렇지 않은 척, 마치 자신은 펄펄 기고 난다는
남자들보다 더욱 더 뛰어나기 때문에 원한다면 얼마든지 갈 수 있는 사람인 것처럼 말을 했다.

자신이 포기하려던 장소를 어린 아가씨가 찾아가겠다니 그에겐 일단 곱게 보이진 않았나 보다.

그래서 그녀를 그런 식으로 훼방 놓고 싶었는지도......




"저도....저도, 제 한 몸은 지킬 수 있어요."




그녀는 그녀를 무시한 게 심한 모욕이라는 듯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허리춤에 찬 짧은 칼을
쥐어보였다.

기사 청년은 그걸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말했다.




"음....몬스터에게 조리된 음식을 미끼로 던져주고 잠시 도망칠 수는 있겠지..."



그녀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해서 잠시 가만히 있다가, 그가 자신이 아끼던 은장도를
단순한 요리용 식칼로 취급해 버렸다는 것을 깨닫고는 얼굴이 시뻘개져서 말했다.




"모....몬스터들을 잡은 적도 몇번 있어요!"


"그러니까 무리라니까....몬스터를 잡았다고 해 봐야 어련하시겠어?
포링이나 촌촌 같은 그런 어린애들 곤충채집에나 쓰는 것들이나 잡으셨겠지. 아가씨 얼굴도
예쁜 것 같은데 아무 마을에나 가서 카프라 직원이나 하는 건 어때? 그게 딱일 것 같은데 말이야.
카프라 직원이 요새 아가씨 또래 여자들에게 인기있는 직업 아니야?"




그 말에 그 아가씨는 머뭇머뭇하며 입을 열었다.




"저.....견습이지만 카프라 직원이에요...."




청년은 그 말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 내고는 깜짝 놀랬다.

이미 이곳 움발라에는 카프라 아가씨가 한명 있으니, 그녀가 움발라로 배치받았을 리가 없다.

그리고 그녀는 서쪽으로 데려가 달라고 했다.....




"....네, 제가 담당할 마을은 신비의 도시라고 불리는 하이랜드에요.."




청년은 못들을 것을 들었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정말?.....크으......카프라 회사, 의외로 잔인한 걸?
세상물정 모르는 아가씨라고 오지 중의 오지 중에서도 최고의 오지...그것도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마을로 배치시키다니..."


"그....그런게 아니에요. 여기는 제가 자원해서 오게 된 것이에요!"



청년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하필 덥고 짜증만 날 것 같은 거기를?"


"저......둔해 빠진데다가, 카프라 학원에서의 성적도 안좋고.....그렇게 머리도 좋은것도
아니라서 그런 곳이 아니면 한 마을을 담당하는 전담 카프라 직원이 될 수 없는걸요...
그...그리고 사실은 하이랜드는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들었어요!"





청년은 하이랜드란 그녀의 말에 잠시 움찔했다.

그는 하이랜드라는 도시에 대해서는 무성한 소문 뿐, 이러하다 저러하다에 대한 구체적인
소리는 전혀 듣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그곳은 단지 상상속의 마을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면서 그곳으로
가는 것을 포기하려고 했던 것이고 말이다.

그래서 그는 그녀의 그 말에 조금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이랜드까지 가 본 사람은 아무도 없을텐데?"


"가 본 사람이 없다면 '하이랜드'라는 이름은 누가 알았겠어요?
게다가 조부님께서.....임종하시기 전에 그곳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모험가 시절 직접 다녀오셨다고.....좋은 곳이라고....."




무언가 잔뜩 기대했던 그는 그 말에 맥이 풀려버리고 말았다.


'하아......늙은 할아범이 망령 들어서 내뱉은 말을 믿고 여기까지 온 건가?
순진하다고 해야 할 지 바보같다고 해야 할 지....'



"그렇다고 쳐도 이 살인적인 더위는 어떻게 할 건데?
이틀도 못 걷고 쓰러지면 곤란하잖아."


"아....그건..........잠시만요."




그녀는 노비스들이나 메고 다닐법한 모양의 베낭을 꺼내더니 베낭 속에서 주머니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녀가 주머니의 끈을 풀르자 그 안에서 푸른 빛이 쏟아져 나왔다.

푸른색의 알약들이 주머니 한 가득 들어 있었던 것이다.




"이 알약.....크리스탈 블루로부터 정제해 낸 건데, 이걸 하나 먹으면 하루 동안은 서늘하게
보낼 수 있어요..... 이곳으로 온다고 하니 본사에서 특별히 지급해 준 거지만..."




그녀의 그 말에 청년은 눈이 번쩍 뜨이는 듯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으로 가는 것을 가로막은 장애물은 바로 다름아닌 미친듯이 쏟아지는 태양으로
인한 폭염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저것만 있으면 그건 일단 해볼만한 모험인 셈이었다.




"그거.....며칠분량이나 있지?"

"음.....대략 100일.....정도......일까요?"




청년은 잠시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고 무언가를 저울질 해 보더니 결심한 듯 말했다.



"좋아! 내가 데려가 주지."



















"그래서 청년과 아가씨는 신비의 도시라는 하이랜드를 향해 모험을 떠났단다.
젊은 남자와 젊은 여자 두 사람만의 모험. 매일같이 위험을 헤쳐나가고, 서로를
보살피는 두 사람에겐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애정이 싹트게 되었지.
물론 두 사람 모두 사실은 때묻지 않은 순수한 청년, 처녀였고 두 사람의 감정은
흐트러짐 없는 순수한 사랑이었지.

그렇게 같이 나아가길 한달....두 사람은 그토록 찾아 헤메던 마을에 도착하게 되었단다."


"거긴, 정말 보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마을이었나요?"




백발의 노인은 잠시 난로를 쳐다보았다.

난로의 불길이 노인의 눈동자에 일렁이듯 비춰졌다.

밤이 꽤나 깊었던지 불길은 어지간히도 약해져 있었다.

그는 난로 옆으로 걸어가 장작 두어개를 난로 속으로 집어 넣고는 다시 의자에 앉아 말을 이었다.



"아니....그곳은 단지 평범한 마을이었단다......
특이한 주변 지형 덕분인지 무더위는 없었지만, 정작 청년이 찾던 보물은 없던.....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지...."


"에에이~ 그게 뭐에요~~ 시시하잖아요."




노인은 철없이 구는 손자에게 잠시 미소를 지어 보이다가 계속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청년은 더 서쪽에....보물이 있는 마을이 따로 있을거라 믿고 하이랜드를 떠나기로
결심하게 되었단다."


















"저기.....정식으로 카프라 직원이 된 거 축하해."


"고마워요.....그런데.....진짜.....가실거에요?"


"응.....사내가 칼을 뽑았으면 썩은 무라도 찔러야 되지 않겠어?
너무 걱정은 하지 마. 그리 오래 떠나있진 않을테니.....
한달 안에 돌아올테니 그때까지 이 상자....맡아 주겠어?"



청년은 카프라 아가씨에게 묘한 푸른 빛을 띠고 있는 조그만 상자를 내밀었다.



".....한달 뒤에 꼭 돌아오실 거죠?"


"그래. 그때까지 이걸 맡아준다고 약속해줘. 나도 그떄까지 돌아온다고 약속할테니...."


"네."



그녀는 빙긋 웃으며 그가 준 상자를 받아들였다.





















"언데드들의 군단이다!"



재앙은 그런 고함소리로 시작되었다.

갑자기 나타난 언데드들의 군대는 마을을 목표로 행진 중이었고
그 선두부대는 이미 마을의 입구까지 와 있었다.



"이봐, 카프라 아가씨! 어서 도망치지 않고 뭐하나?
언데드들의 군대가 쳐들어 온다니까!"


"하....하지만 저는 기다려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답답한 듯이 발을 동동 굴렀다.



"어이, 거기 내버려 두라고. 우리부터 일단 도망가야지!"


"쳇, 아가씨 난 모른다고!"



결국엔 그녀를 제외한 마을 모든 사람들은 대피했다.

그리고 그녀는 아무도 없는 마을 한가운데서 혼자서 쓸쓸하게 서 있게 되었다.

그를 기다리며.....












약속했던 한달이 되던 날, 결국 서쪽에서 아무것도 찾지 못한 청년은 마을로 돌아왔지만 마을
입구에서부터 그를 가로막은 건 적의로 가득찬 망자들이었다.

그녀가 마을에서 기다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돌파하려고 했지만 언데드들의 군대는
쉽사리 그를 포위해서 공격했고 그는 죽기 직전의 상태에서 겨우 목숨만을 부지한 채 움발라로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그가 도망쳐 온 움발라......

하지만 언데드들의 손길은 이미 그곳까지 닿았었고, 마을은 마치 폭풍우라도 쓸고 지나간 듯한
분위기였다.

하이랜드로부터의 생존자를 그는 수소문해 보았지만, 대부분의 마을사람들이 하이랜드와
움발라를 가로막은 더위와 언데드들의 공세에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생존자들로부터 그는 기적적으로 그녀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며 언제까지고 마을 한가운데 남아있었다.'


















"그래서 청년은 어떻게 된 일인지를 알게되고 어리석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오열을
터뜨렸지.........
그녀가 자신 때문에 죽게 된 셈이니 말이야.........
청년은.........음, 얘야?"



쌔근ㅡ 쌔근ㅡ


긴 이야기에 지친 손자는 이미 꿈나라로 여행을 떠난지 오래였다.

노인은 숨을 한번 크게 내쉬고는 손자의 머리에 손을 얹으며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그리곤 조용히....애절했던 시절 속으로 녹아들기 시작했다.




















룬 미드가츠의 기사단장이 된 청년은 국왕의 명령을 받들어 하이랜드로.....아니 언데드들이
점령한 이후로 죽은자의 도시라는 의미의 '니플헤임'으로 바뀐 마을로 죽은자의 주인을
무찌르기 위한 군대에 군단장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기사단의 정예기사들의 공세에 니플헤임을 가득 메웠던 불사의 군대는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고,
결국 청년은 죽은자의 주인의 목을 베고 니플헤임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마을은 언데드들의 점령에도 불구하고 전혀 변한 모습이 없었고, 마을 입구로 들어선 청년은
그녀와 함께 처음 이곳으로 들어오던 시절의 감회와 함께 그녀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런데 마을로 계속 들어가던 그는 마을 한가운데에 낯이 익은 복장의 한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머리띠에 긴 치마의 제복.

카프라 직원의 복장.


바로 그녀였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그곳으로 튀어나가며 외쳤다.



"살아 있었구나!"



청년이 아가씨에게 말을 걸자 아가씨는 무표정한 얼굴로 억양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서....오십시오. (주)카프라 서비스는...죽어서도...여러분 곁에... 있습니다.

...무엇을....도와 드릴까요?"




'죽어서도.'

그녀의 그 말을 듣자 청년은 마음속의 무언가가 깨져버리는 것을 느꼈다.



"왜....왜 그러는 거야? 나를....날 못알아 보겠어?"


".....카프라 서비스는.....죽어서도......"


"거...거짓말....거짓말이야! 으아아아아아아!!!"


그는 주저앉아 괴성을 질러대었다.

그녀가 죽어버렸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슬퍼하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마자 그걸 부정당하자 그 슬픔은 그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컸고,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눈으로 원망스럽게 하늘을 쳐다보는 그의 입에선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소리만이 새어나왔다.



"군단장님, 왜 그러시는......음, 언데드군요. 처리할까요?"



그녀는......한 번 죽은걸로 이미 충분히 죽었단 말이야!

감히 네놈은 그런 그녀를 내가 보는 앞에서 한번 더 죽이겠다는 말이냐!




그의 감정은 지금 당장 그녀에게 무례한 언행을 한 저 병사를 단칼에 쪼개어 버리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을 하기엔 그는 그 자신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이성적이었고, 그는 겨우 슬픔을
갈무리한 뒤 말했다.



".......아니, 당초의 모든 목적은.....이루었으니 프론테라로 귀환한다."


"그래도 언데드를...."


"명령을 듣지 못하였는가! 프론테라로 귀환한다!"


"예!"




그의 군대는 모두 니플헤임으로부터 철수했고 그는 떠나기 전 혼자서 마지막으로 그녀를 찾았다.



".....카프라 서비스는....죽어서도....."


"전에 맡겨두었던 상자....주지 않을래?"


"여기....있습니다....."




그는 조그만 상자를 그녀로부터 받아들었고, 그것을 열었다.

그 속엔 귀엽고 수줍은 표정을 짓던 그녀에게나 어울릴 법한 앙증맞게 생긴 반지가 하나
들어있었다.



'돌아오면....이걸 열어보라고 하려 했는데....'



그는 반지를 꺼내어 들었다.


그리고 한 손으로 자기 앞에 표정없이 서 있는 카프라 아가씨의 손을 들어올렸다.


더이상 그녀의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손.......


그녀의 손가락에 그는 조심스럽게 반지를 끼워주었다.


청년은 소리없이 흐느꼈고 반지를 끼워주는 그의 손은 그로 인해 조용히 떨리었다.


반지를 끼워주고 나서 그는 그녀에게 작별의 한마디를 했다.





".....미안해."



그리고 그는 떠났다.











청년도.....모르던 사실이었겠지만 청년이 그녀에게 구해 준 반지에는 그 반지를 팔던 하이랜드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뒷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그 반지는 진짜 사람의 뼈를 깎아 만든 것으로 반지를 낀 사람이 정말 간절한 감정을 품고 있다면
어떤식으로 그것을 나타내 준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끼워진 반지 안쪽에서는 은은하게 빛이 나오고 있었다.

반지속에 새겨진 문구가 빛나고 있었던 것이다.







'죽어서도 영원히....'




















단편 하나 두드렸습니다.

뭐, 맨 처음에는 '니플헤임 카프라가 SP 조금 뺏아가고 으스스하고 생겼고 저장 서비스도
안해준다고 해서 미워하지 맙시다~'라는 가벼운 의도로 썻지만.....

끝날때쯤엔 감정이 너무 이입되어 버렸군요.

(필요이상으로 감정이입 되면 퇴고가 안되는데..;;)



꼬릿글. 이 글은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설정을 작가 마음대로 주무르고 정리해서 쓴 글입니다.



'게임과는 다른걸....?'이라는 식의 태클은 사절..[..]

(움발라는 코모도 북쪽에 위치한 마을이며 니플헤임 또한 움발라 북쪽에 위치한 곳이라는 사실,
작가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 글은 픽션인 겁니다.)




꼬릿글2. 이 글을 유머로 만드는 법 1.



(위의 내용 중에서...)




".....카프라 서비스는....죽어서도....."
"전에 맡겨두었던 상자....주지 않을래?"
"여기....있습니다....."

그는 조그만 상자를 그녀로부터 받아들었고, 그것을 열었다.




"으허허허허허허허헉! 젤로피다!"






꼬릿글3. 이 글을 유머로 만드는 법 2.


(역시나 위의 내용 중에서...)




그리고 그녀의 끼워진 반지 안쪽에서는 은은하게 빛이 나오고 있었다.
반지속에 새겨진 문구가 빛나고 있었던 것이다.





'절대반지'






꼬릿글4. 이 글의 배경음악은 .hack//sign의 BGM인 fake wings입니다.

http://ragnagate.intizen.com/zboard/data/pds/0/fakewing.mp3

라그나게이트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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