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20살되고나서 잠깐 자취했었습니다
자취 전까진 벌레 관련해서 문제 없이 행복하게 살아왔어요
글을 잘 못써서 음슴체
1. 학기 초에 술 좀 오래마시고 집와서 자다가 깼는데
목이 너무 말라서 냉장고 딱 열고 물통 들어서 물마시는 중에..
냉장고 뒤 벽에 검지손가락만한 뭔가가 붙어있음
표정 굳고 그대로 물통 내리고 후다닥 문닫는데
부엌 선반 사이로 샥 들어감...
'어...?' 이러고 1초간 멍때리다 이불로 슉 들어가서 오므라이스처럼
끝부분 다 안으로 넣어서 막아놓고 덜덜덜 떨면서 잠
그 이후로 한동안 안보여서 더 공포...
태어나서 처음보는 바퀴벌레였음
2. 여름에 잠자는데 머리카락이 계속 목에 붙어서 간지럽고 불편했음
그날은 왠지 특히 더 간질간질해서 머리카락을 쳤는데
뭔가가 손에 치인 느낌이 확 들더니 온몸에 소름이 쫙...
일어나 앉아서 뭐였지?? 이러고있는데 허벅지에 뭐가 스믈스믈...
깩 하고 소리지르면서 불켰더니 이건..... ㅠㅠ
사람들이 귀뚜라미랑 헷갈려 한다곤 하지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음
나는 곱등이야!! 하는 아우라가 바로 느껴졌음
내가 쳐서 떼진건지 놀라서 얘가 뗀건지 다리 하나가 떼져서 이불위에 놓여져있었음
육두문자 내뱉으며 전공책으로 죽임
이후로 불켜놓고잠
3. 목욕하고 개운하게 나왔는데 옷장 위에서 붕 날더니
책상 아래 틈 진짜 좁은데 거기에 비집고 들어감... 바퀴벌레 ㅂㄷㅂㄷ
이놈의 동네는 뭔놈의 바퀴벌레가 다 검지손가락 길이만한지 ㅠㅠㅠㅠㅠㅠㅠ
근데 들어간지 한 2초? 만에 반대편에서 한마리가 나옴
이건 두마리인건가 방금 들어간애가 빠르게 반대편으로 나온건가
그렇게 나온애가 막 벽을 타고 가길래 어쩌지 어쩌지 허둥대다
비명지르며 전공책 던져서 죽임
한마리가 더있는지 분명하지 않아서 머리도 안말리고 버스타고 친구집가서 잤음
자고 돌아오니까 찌부되서 삐쩍 말라있어서 깔끔하게 톡 떼짐........
4. 쓰레기 버리는곳에 쓰레기 던져서 버렸는데
곱등이 무리가 동시에 푱푱 튀어오르는 괴기함을 보고
살충약 쳐놓고, 쓰레기 버릴때 멀리서 던지고 도망감
5. 왜인지 뻘건 초파리같은 애들이 전등에 알을까서
살충제 뿌렸는데 애들이 바닥에 후두둑 떨어져있었음
그 후로 전등 아래로 잘 못감.. 내가 왜그랬지...
가뜩이나 물도 안맞고 공기도 안맞는지
계속 피부가 간지럽고 막 그랬는데
벌레때문에 더 뭔가 심리적으로 간지럽고 해서 겁내 괴로웠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