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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에겐 슬로건이 있었다.
당당한 서민 대통령, 미래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 보수의 새 희망, 노동이 당당한 나라
그리고 문재인 대표의 슬로건은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
준비된 대통령이었다.
나는 그말이 단순히 '그냥' 슬로건이라고 생각했다.
문재인을 지지하면서도, 그의 인생을 칭찬하고 인간성을 존경하면서도
그가 내뱉은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말이 얼마나 실천적일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막연히 그라면,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나라를 고치기 위해 노력해줄 거라고, 그렇게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취임 4일째, 새 정부 몰락 4년 동안 엉망이 된 것들을 치우기 위해 이미 너무도 많은 것을 하고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말했다.
새로운 청사진이 머릿속에 가득하다고.
문재인은 정말로 '준비된' 사람이었다.
그가 준비되었다고,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한 말은 그냥 슬로건이 아니라, 남들이 대충 이름 좋아서 갖다 붙이는
누군가 썼던 준비된 여성 대통령, 그런 허울 뿐인 말이 아니라 진짜였다.
그는 정말로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나는 내뱉은 말을 지키는 그의 책임감에 충격을 받았다.
그를 지지하고, 그를 사람들에게 알리면서도 온전히 믿지 못했던 내 자신을 발견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말 한 마디가 가진 무게를 이제 알았다.
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그는 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지킬 수 있는 말만 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우리 같은 사람은 큰 시험이 끝나면, 하나의 통과 의례가 끝나면 쉬자고 말한다.
지금까지 고생했는데 오늘 하루는, 이번 주는, 잠깐 동안은.
그게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고 보답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그러나 그는 첫날부터 재조산하를 시작했다.
너무나 행복한 얼굴로. 피곤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얼굴로.
일평생 그 순간만을 기다려왔던 사람처럼. 그것이 그의 진정한 휴식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가 19대 대통령이 되어서, 내가 뽑고, 첫 번째로 당선 시킨 대통령이 되어서 너무나 행복하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그가 괴로운 일을 당하면 내가 함께 싸워줄 것이다.
누군가 그를 모함하고 비난하면,
누군가 그를 오해하고 무시하면,
그의 말과 행동이 가진 책임감을 이제는 믿어 의심치 않으므로 내가 그의 보잘것 없는 변호인이 되어줄 것이다.
그가 지금까지 사람 하나하나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주었던 것처럼.
외면하여 침묵하지 않고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줄 것이다.
그러니 부디 꽃길만 걸으시길.
언제나 건강하시길.
출처 | 요즘 행복해서 웃었다 울었다 감정기복 큰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