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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새벽은 밝았다.
게시물ID : sisa_9296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산업기사
추천 : 0
조회수 : 17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10 08: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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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일한 탓에 개표방송을 보지도 못하고 급한 잠에 들었다.

잠결에 들려온 동네주민들의 환호소리는 열망이자, 우리 가슴을 짓누르던 정체 모를 어둠에 대한 포효였으며

발 밑 저 깊은곳에서 하늘 끝까지 찢어발기는 희망의 구호였다.

꿈속에서 그의 얼굴을 보았다.

그는 전쟁터에서 나를 위해 총알받이로 희생했으며

혁명의 거리에서 노란 깃발을 들고 그 모든 저항을 뚫고 황소처럼 앞으로 나아갔으며

지쳐 잠든 나를 들쳐매고 끝도 없을 언덕을 콧노래를 부르며 올라갔으며

주저앉은 나의 손을 잡고 톳불 하나 없는 춥고 어두운 길을 인도했다. 

급한 잠에 깨어나 방문을 열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만 같은 어두컴컴한 하늘을 보았다.

폐부를 찔러오는 시릴듯한 청량함.

좌절과 패배감으로 쥐어짜인 마음과 영혼의 완전한 해방감.

그리고 '마침내' 낡디 낡아 바스러져 버릴 것만 같던 시꺼먼 도화지를 좍좍 찢어버리며

새로운 도화지로, 새로운 시작의 시발탄을 쏘며 굳게 닫힌 문을 활짝 열어재꼈다.

새로운 새벽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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