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문재인 당선인께서 대한민국의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셨습니다.
19대 대통령 당선을 축하드리며 투표 결과를 겸허히 수용합니다.
겸허히 수용? 사실 참 재밌는 레토릭이죠. 지난 대선 때 2번, 총선 민주당 몰표, 지난 경선 때 3번을 찍은 사람이 얘기하기엔.
제가 저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생각도 못했네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 제일 먼저 했던 일은 계산기를 두드린 거였습니다.
무효표의 비중이 몇 프로인가.
0.5%가 나왔던 거 같습니다.
그동안의 대선 무효표 비중과 거의 차이가 없는 비중입니다.
유의미한 변화조차도 없었습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사실 이번 대선에서 이전의 문당선인 지지자들이 무효표를 던진다는 행위는
문당선인이 대통령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기에 가능한 행위였습니다.
이제 곧 전국민과 약속한대로 강물에 몸을 던저야할 어떤 분과의 지지율 격차가 아슬아슬했다면
이번에 무효표를 던지겠다는 분들 대부분은 투표소에서 씁쓸하게 웃으며 문당선인을 찍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지지율 격차가 있는 상황에서의 무효표는 전략적인 선택이었다고.
유권자의 목소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는 대선 기간에 군게에서 할당제에 대한 지적조차 없었다면?
가뜩이나 할당제에 대해 문제로 인식조차 못하던 의원이 있었던 상황에 위로 전달조차 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온갖 댓글 테러. 군게 게시물 베스트 탈락 평균 3분 컷(최고 기록 32초 컷)에 시달리신 군게 여러분.
실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러분들의 노력은 절대 헛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어차피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그리고..어차피 실제 선거에 별 영향도 끼치지 못한 군게 무효표글에 베스트 뜨자마자
열심히 비공을 박아서 꼬박꼬박 격추하신 분들은..할 말이 없습니다. 그냥 계속 그렇게 사시면 됩니다. 언젠가는 뒤지니까.
무효표는 뭐 그쯤에서 정리하고. 이번 대선에서 또 하나 눈에 들어온 건.
20대의 문당선인 지지율이 30대, 40대보다 낮다라는 점입니다.
남성은 유승민, 여성은 심메갈에 표가 유의미하게 갔더군요.
이거에 대한 포탈 댓글은 압권입니다. 꼰대의 절정이더군요. 뭐 언제는 안 그런 적이 있었겠느냐만.
20대는 부모가 시키는대로 이 사람 찍으라고 하면 이 사람 찍는 마리오네트가 아닙니다.
항상 얘기해왔던 거지만 그들은 기본적으로 영악하고 이기적입니다.
젊은 20대 여성은 심메갈이 대통령 될 거라 생각하고 심메갈에게 표를 던졌을까요?
젊은 20대 남성은 유승민이 새누리당 출신인 거 모르고 유승민에게 표를 던졌을까요?
아니면 유담 때문에 던졌쓰까 과연?
더민주가 10년하고 기존 적폐세력에게 정권 내줄 거 아니면
지금의 20대가 이번 대선에서 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제 지역구도의 시대는 갔습니다. 앞으로는 남녀간의 갈등이 새로운 구도로 형성될 수 있는 상황이 온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20대의 문당선인 지지율이 30대, 40대보다 낮다라는 것은 굉장히 큰 시사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단상으로는
더민주가 이번 대선에서 보인 2030 젊은 남성들을 외면한 행태에 그들의 또 다른 면을 봤습니다. 그것도 매우 잘.
그리고 또 뭐 여러가지 있지만 이 정도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지금까지 대선 중에 가장 머리 아픈, 심경 복잡한 승리였습니다.
그래도 패배보단 나으니깐 앞으로 지켜보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