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희 아버지는 평생을 생산직 노동자로 살아오셨지만 시사 관련 책도 많이 읽으시고 정치에 관심도 많으셨습니다.
평소에도 얘기해보면 저랑 생각이 비슷해서 욕할놈 욕하고 칭찬할사람 칭찬해주고 짝짜꿍이 잘 맞았었는데...
선거날 휴일이라고 하시길래 당연히 그날 투표하실줄 알고 주말에 고향에 내려갔더니 사전투표일에 벌써 심상정찍고 왔다고 하시더라구요ㅠㅠ 하...
그래서 왜 문재인한테 표 안줬냐 하니
어차피 문재인 될건 확실하고 정의당 찍어줘야 노동자들 목소리가 커진다 하십니다
ㅠㅠㅠㅠㅠㅠ하 아버지...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본인은 진보인데 민주당 정책은 중도보수 정도로 보인다 하시더군요
그래서 문재인이 인권노동자로 살아온 세월이나 지금 내놓은 정책들중에 노동자를 위한 정책이 얼마나 많은데 제대로 읽어보신거냐 등등 주절주절 하다가.. ㅠㅠ
벌써 찍으셨다니 어쩔수 없다 근데 투표용지때문에 논란이 많은데 아버지 어머니꺼는 어땠냐 하니
4번이나 6번에 조금이라도 튀어나갈까봐 엄청 조심스럽게 찍었다 하시더라구요
???? ???
여백에 조금 나간건 괜찮대요 하니까
여백이 어딨냐고 선 넘으면 바로 다른후보 칸이었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후보들 사이에 여백이 있는 이번 투표용지 사진을 찾아서 보여드리니까 절대 맹세코 이런모양 아니었다고 하시며
선관위 또 무슨 조작질하려는거 아니냐며 화내시길래
혹시 더 플랜 보셨냐고 선관위가 저번대선때부터 해서 무슨짓인들 못하겠냐고 하니 같이 보자고 하셔서 유툽으로 바로 틀어서 봤습니다
영화보는 내내 울컥한 표정으로 보시더니
끝나고 나서는 충격받으신 표정으로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알아보시네요
투표지 논란 검색해보더니 지금 투표지 논란 건에 대해서
선관위가 몇명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했다고 해서 어디다 말도 못하고
끙끙 앓고계십니다ㅠㅠㅜㅠ
문재인이 될거라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며 지금 상황 보니까 내가 소신투표한것도 잘못한것 같은데 용지도 너무 마음에 걸린다며 엄청 후회하시네요
하ㅠㅠ 같은 투표소에서 부모님이랑 함께 투표한 제동생은 정확히 떨어져있었다고 하는데 저희 부모님이 정말 잘못보신걸까요????
참고로 아버지는 취미로 정밀 기계 조립도 하시고 작품사진도 찍으시는 등 절대 눈쌀미가 떨어지는 분이 아닙니다
거대 세력이 어디선가 움직이는걸 걱정하시는 부모님을 고향에 두고 오니 저도 마음이 무겁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