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소 택시를 타지 않습니다.
돈 문제보단 택시를 탈 일이 있다 싶으면 자차를 끌고 나오니깐요.
그런데 엊그제 제 마눌님과 택시를 탈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겨서 택시를 탔습니다.
(참고로 제 거주지는 부산이고 부산역에서 홍준표 후보 유세를 빵빵하게 하던 상황)
택시를 타자마자 말을 걸더라구요
A-택시 기사님, B-저, C-제 마눌님
A- 혹시 주식하요?
B- 아뇨
A- 아~ 제가 노후보장 연금 적금 들어놓은게 있는데 그거 주식해도 되나 모르겠네.
(갑작스런 말에 어이벙벙)
A- 이걸 빼고 주식에 투자를 해야 되나 마나 모르겠네.
(B,C 뭔말인지 당황중)
A- 어찌 생각해요? 이걸 빼서 주식해야 되요?
(맘을 다 잡고)
B- 갑자기 주식은 왜 하실려고요?
A- 그러니깐 이거 문재인이가 되면 주식 오를꺼 같은데...
(이떄 정치 얘기구나. 오늘도 그냥 둘러서 말하자)
B- 아이고~ 그냥 다른 생각하지 마시고 주식은 놔두세요않
A- 그래도 문제인이가 되면 오르지 않겠나 싶은데... 어찌 생각해요?
C- 허허허(제 마눌 웃음이 정말 허허허 거립니다.) 아닌거 같은데요 기사님
B- 제가 여럿 사람에게 들은 얘기가 주식과 경마는 권하는게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권하지는 못하겠네요.
(저희의 말에 계속 주식을 말하시길래)
B- 이미 문재인 테마주는 오를떄로 다 올라서 별 메리트 없을꺼예요.
C- 기사님 어느 분꼐 소스라도 얻으셨어요?
(이랬더니 갑자기 기사님이)
A- 아니 테마주 말고 코스피!
(엥? 왠 코스피?)
A- 문재인이가 되면 아무래도 코스피가 오를꺼 아냐! 내 말이 그 말이지!
(2차 어버버버버 거릴동안 한참 이런 저런 말씀 뒤에)
A- 그런데 요번에 누구 뽑을꺼요? 아... 이거 비밀로 하고 하는게 맞는데 내한테만 말해줘봐~ 비밀로 해줄꼐 하하하
B- 1번요
A- 1번? 1번? 뭐꼬 1번?
C- 문재인요.
(갑자기 기사님이 크게 웃으시더니)
A- 문재인~~ 하하하하하
(이리 웃으시곤)
A- 와 진짜 기분 좋네. 오랜만에 뜻 맞는 사람 만났네 하하하하
(이 말 하실때 목적지라서 세워달라고 했고, 미터기를 보니 4천500원.. 5천원짜리를 드리며)
C- 잔돈은 괜찮아요 기사님~ (마눌도 기사님 때문에 기분좋아서 그리 말함)
A- (천원을 거슬러 주면서) 아냐!! 문재인 뽑는 사람한테 서비스를 해야지!!
하시면서 억지로 계속 천원을 들이미시길래 어쩔수 없이 받았음. 뒷에 차들도 빵빵거리고...
감사합니다 하고 내리긴 했는데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연세도 지긋하시고..
부산역 위주로 다니는 택시기사님들은 거기 태극기 집회니 보수 집회니 그런걸 많이 봐서
선동 당하는게 일수이고, 택시기사님들의 직업 특성상 어용언론에 방어가 힘든 분이시라서
보수를 자칭하는 적폐들에게 속는 분들이 많은데...
이분의 행동을 보며 어이가 없었습니다.
기분이 좋다 나쁘다가 아닌 상식을 깨는 분...
누가 봐도 문재인을 뽑을 가능성이 없게 보이는 분이...
그래서.. 그렇게 어이가 없을정도로 우리가 결코 힘든 싸움이 아니라고 말해주시는 분이
이틀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아서 글을 올립니다.
- 실화냐? 하고 묻는다면 실화라서 잊지 못하는 경험이였다 라고 답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