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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자연주의 치유를 지향하던 때가 있었죠
게시물ID : medical_191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트레몰로
추천 : 0
조회수 : 47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04 15:52:58
요즘 안아키다 뭐다 난리인데,
예전 생각이 나서, 시간도 많겠다, 그냥 주절거려봐요.

오래전 국내 한 지상파의 다큐를 봤는데,
내용은 대략적으로, 한국에서는 감기에 왜 약을 한주먹씩 처방하는가, 였어요.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충 이게 핵심이었고.
제작진이 유럽 같은 선진국 가서, 한국에서 감기약으로 처방받은 약을 보여주니
외국 의사인지 약사인지 모를 그들이 아연실색하며 주위 동료들에게 이리 좀 와보라고 합니다.
다들 모였고, '이것 좀 봐. 한국에서 감기약 처방 받은거래' 하면서 다들 놀라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심지어 국내 어느 병원에서는 알약 10개에 가까운 약을 처방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감기 때문에 병원 찾는 일이 1년에 두어번은 꼭 있었고,
그때마다 약을 한움큼씩 지어주는게 좀 이해가 안가던 터라,
아주 흥미로운 다큐였습니다.
그럼 해외에서는 감기걸리면? 약을 처방을 거의 안하고 그냥 집에서 따듯한 물 먹고 쉰다고 합니다.

저는 약을 먹으면 몽롱해지는 그 기분이 별로라, 가능한 약을 안먹으려는 사람이었고,
심지어 잘 모르던 때는, 운전하다가 사고난 적도 있었어요.
어이없게 그냥 기둥을 박았는데, 마치 음주운전 같은 상태처럼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몽롱한 상황이었죠. 사고 나기 전에는 인지를 못했어요.
그 뒤로는 다시는 약먹고 운전 안하게 됐죠.

암튼 왜 우리나라는 약을 한주먹씩 주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하기 시작했고, 나름의 결론은

1. 해외처럼 감기 걸렸다고 며칠씩 쉴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안되므로 약으로 빨리 해결.
2. 제약사들의 파워(?)가 큰 작용을 한다? 약을 많이 팔아야 하니..
3. 병원 갔는데도 안 낫는다고 진상부리는 환자가 많으니, 아예 한큐에 빵! 나을수 있게 독하게 약 지어줌

뭐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됐죠.

아프더라도 약을 처방이 아닌 약국에서 파는 종합 감기약 한알 정도만 먹거나,
아예 안먹고 푹쉬며 낫기를 지향하기 시작했어요.

근데 별로 심하지 않은 감기인데, 생각보다 빨리 안 나아요.
보통 2주 넘게 갑니다. 심지어 한달 넘어가기도 해요.
따뜻한 물 마시고 푹 쉬어도 생각처럼 빨리 안낫고,
한달 쯤을 골골거려야 하는거죠.

우연히 술자리에서 만난 아는 의사분에게 슬쩍 물어봤어요.
제 이야기라고 하면 좀 한심하게 생각할까봐,
어린 조카가 있는데, 감기걸렸는데 약이 너무 독할 것 같아 먹여야 할지 걱정된다며,
나도 웬만한 감기는 약을 안먹으려고 한다, 그랬죠.

그랬더니 그 분은 초등생 딸이 있는데, 자기는 그냥 다 먹인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항생제도 먹여요?' 했더니. 다 먹인대요.
뭔가 너무 독할 것 같다라고 하니 그분의 말씀은
'물론 가벼운 감기는 자연치유되겠지. 근데 한두 달을 골골대며 콜록대고 살아야 하는데, 추접하게 뭘 그러고 살아'라고 하더라고요.

술자리라 농담이 섞인 진지하지만은 않은 대화였는데,
뭔가 머리가 띵~해지면서
골골대며 지냈던 시간들이 떠오르면서...ㅋㅋㅋ 정말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그냥 약먹게 됐습니다...ㅋㅋㅋ
가벼운 증상은 자연치유되겠죠.
하지만 약먹으면 일주일이면 나아요.

근데도, 아직도 약에 대한 의구심은 가지고 있어요.
너무 많은 약을 먹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고,
무분별한 약처방에 대한 문제점을 제고해봐야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요즘에는 인터넷이 발달되어 있어서
단편적인 정보 등으로 자신만의 신념을 갖기가 쉬운 것 같아요.
물론 무조건 관습적으로 사는 것보다는 여러가지에 관심을 갖는 것은 좋겠지만
여러 자료를 찾아보고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나서 최종 결론을 내려도 늦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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