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조폭이다, 광신도다, 부터 진정한 민주 세력이다, 실체 없는 허구다, 라는 말까지 다양하다.
여러 설명들이 있지만 강준만이 분류한 5가지 유형이 가장 정확하고 유용한 것 같다.
강준만이 <정치를 종교로 만든 사람들>에서 말한 내용을 중심으로 알아보자.
친노의 다섯 가지 유형
1. '영남 민주화 세력의 한'을 공유하는 친노
# '영남 민주화 세력의 한'은 노무현도 갖고 있던 것으로 영남에서 진보는 고향에서 그야말로 가시밭길을 걸 수밖에 없는 이단자 취급을 받는지라 이들은 지역 구도 깨는 것을 정치의 최우선 순위로 삼는다.
#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면이 많으나, 호남을 기만하거나 패권적 태도 보이는 등 부당한 방법 동원하는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 지역 차별과 관련된 문제 - 이는 다른 유형의 친노들 대부분에 해당된다.
- 이들은 지역 차별에 대한 시각은 양비론이다. 순수한 양비론이라기보다 '변태적' 양비론이라 할 수 있다.
- 개혁과 진보를 대의에 두고 지역 차별 문제를 그것과 분리, 후순위에 둔다.
- 호남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음에도 전국정당화라는 명분으로 호남에 실질적인 보답을 하지 않는다.
- 그럼에도 선거 때마다 (보수세력에게 표를 줄 수 없는) 호남의 지지를 호소하는 이른바 '호남의 인질화' 현상 발생했다.
- 지역차별 양비론에 동의하지 않고 친노에 반대하는 호남출신 정치인을 '호남토호세력', '호남 표팔이'라며 모욕하고 적대시한다.
2. 노무현을 좋아하는 친노
# 노무현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 친노 1번 유형과 관련하여 노무현을 좋아할 수 있다.
- 노무현의 정치적 입장 때문에 좋아할 수 있다.
- 노무현의 인간적 매력 때문에 좋아할 수 있다.
= 내 경우 노무현의 정치적 입장 일부, 그리고 인간적인 매력 때문에 그를 좋아한다.
= 청문회 스타 시절, 부산에서의 연이은 낙선, 삼당합당 반대하던 모습, 토론회 때 모습, 소박한 면, 퇴임후 자전거 탄 모습 등..
# 그 이유가 무엇이건 노무현을 좋아하는 친노들은 노무현을 계승한 것으로 보이는 정치인이나 정치 세력을 적극 지지한다.
- 이들은 대개 상식적이고, 선량하고, 양심적이며, 헌신적이다.
- 선악 이분법이 강해, 노무현을 계승한 정치인과 거기에 동조하지 않거나 반대하는 정치인을 선악으로 구부하는 경향이 있다.
# 노빠는 이 두 번째 유형에서 많이 나오는데, 다른 유형의 속성을 공유하기도 한다.
3. 운동권 친노
# 주로 운동권 출신을 말한다.
- 운동권 경험이 없더라도 자신의 과거에 대한 죄책감이나 콤플렉스로 인해 운동권 체질과 정서를 그대로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 이들은 정의당과 같은 진보 정당에 들어가 활동하는 것이 자신의 이념과 부합한다.
- 하지만 진보 정당이 성장하기 어려운 한국적 현실을을 감안해 더불어민주당에 둥지를 틀고 있다.
# 운동권 친노는 첫 번째 친노와 두 번째 친노와 친화성이 매우 높다.
4. 기회주의적 친노
# 정관계 진출이나 출세의 꿈을 갖고 있던 이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친노가 되는 것이 유리해서 친노 코스프레를 했거나 지금도 하고 있는데, 이들의 수가 의외로 많다. 이들은 코스프레에 충실하기 위해 친노 대중을 열광시킬 수 있는 '노이즈 마케팅'에 매우 능하다.
5. 기득권 친노
# 노무현 정부 시절에 정관계 진출을 했거나 그 어떤 식으로든 여러 분야에서 개인적 수혜를 본 사람들은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가 친노 중심인데다 자신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친노에 대한 평가와 상당 부분 겹치므로 자신의 현실적 또는 정서적 기득권 보호를 위해 계속 친노인 사람들이다.
☞ 5가지 유형 중 어느 하나에만 속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2가지 이상의 유형에 동시에 속하는 사람도 많다.
- 내 경우 2번째 유형의 친노에 해당한다. 다만 지역차별에 대한 시각, 수당의 정당성에 대한 면에서 비판적이다.
다음으로 '호남 친노'는 어떤 사람들인가?
# 호남 친노는 2, 3, 5, 5 유형 중 하나에 속하거나, 2가지 이상의 유형에 동시에 속한 사람들이다.
- 1번 유형에 속하는 사람도 있으나 극소수이다.
- 2, 3, 4, 5 번 유형이 많다.
- 강준만은 5번째 유형의 호남 친노가 가장 많다고 본다.
# 노무현 집권 시절 전보다 수혜를 본 호남인이 많았고, 이들은 정서적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친노가 되곤 한다.
# 강준만 "웃자고 하는 이야기지만, 나는 노무현 정부 시절에 정말 보잘것없는 무슨 위원회의 위원 노릇을 좀 했다는 이유만으로 친노로 돌변하고 좀 약화되었을망정 지금도 일관성을 지키려는 사람들을 적잖이 보았다."
# 참고 : 호남에는 비노이면서도 친노정치인이 야권 후보가 됐을 때 기꺼이 투표하는 사람도 많다.
**
# 모든 친노가 다 문제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친노 비판은 모든 친노에 대한 비판이 아닌 것이다.
**
# 이범 : 친노는 계파라기보다는 '정서 공동체'이다. "저는 친노가 계파라기보다 '정서 공동체'라고 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및 참여정부의 노선과 업적에 대한 높은 공감에 기초한 정서적 공동체라는 거죠. 상당한 수준의 소명의식, 도덕적 우월감, 정당성에 대한 확신을 공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엄밀히 말해 계파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친노의 행태와 성격이 온전하게 이해됩니다."
"하지만 친노라는 정서 공동체는 몇몇 중요한 순간에 당과 문재인 대표에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비공식적이고 비체계적인 방식으로 말입니다. 이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제2정당에서 가장 큰 상징적 자신을 가진 집단이 나름의 일관적인 라인과 논의 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 하지만 친노는 '정서'의 수준을 넘어선 걸로 보인다. 공위 당직자가 비노계 의원들을 새누리당의 세작(스파이)라고 지목할 정도고, 이런 수준의 발언이 수시로 나오는 걸 보면 '정서'의 수준을 뛰어넘는 게 아닐까?
# 정당 밖의 친노들
- 친노가 계파로서 실체가 잘 잡히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친노 네티즌들 때문이다.
- 친노는 정당 밖의 지자들이 큰 힘을 쓰는 유일한 '계파'인지라 기존 '계파 프레임'으론 이해하기가 힘들다.
# 경향신문 구혜영 기자 "의원들보다 지지자 입김이 더 세다는 것도 친노세력의 특징이다."
# "친노를 당내로만 한정하기 때문에 '친노는 없다, 친노 프레임은 허구다'라고 하는 거다. 정당 밖 친노 인사들까지 동원돼 당을 망쳐온 게 어디 한두 번이냐."
# 친노의 가장 큰 문제는 독선이다
- 친노는 선악 이분법을 너무 자주 동원한다.
- 자신에 반대하는 세력을 너무 쉽게 악으로 몰아붙인다.
- 그 과정에서 과거의 동지였던, 그리고 미래의 동지일 수 있는 세력에게 필요 이상의 큰 타격을 준다.
- 여러 가지 성향 가진 진보적 시민들에게 상처 주고 환멸을 느끼게 한다.
# 강준만 "그 어떤 논란에도 나는 친노의 선의를 믿는다. 그러나 선의만으론 안 되며 오히려 선의가 사람 잡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자는 게 내 주장이다. 그래야 자신과 생각이 다른 정당이나 정파에 대해 너그러워질 수 있다. 아니 너그러울 필요 없다. 선악 이분법 구도만 작동시키지 않아도 된다. ... 친노는 친노 아니면 모두 적으로 돌리고, 그 적대감의 표출을 공격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 않은 친노도 많겠지만, 그게 그간 밖으로 불거진 친노의 대표적 이미지이자 실체라는 걸 어찌 부인할 수 있으랴."
# 이철희 "선의만 가지고 정치하겠다는 사람, 나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보건든요. 그건 종교죠. ... 정치는 기본적으로 타협이에요. 다수가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걸 조율하기 위해서 정치가 필요한 거잖아요."
# 가난뱅이 "자칭 개혁 세력의 모습을 보라. 사분오열하여 서로를 비난하고 증오한다. 서로를 수구 세력과 동일시하고 공격하고 모욕주기를 서슴지 않는다. 서로를 욕하고, 서로를 비난하며, 서로를 배척하고 있다. 적이어야 할, 극복 대상이어야 할 한나라당과 조중동보다도 더 서로를 혐오하고 멸시하고 있다. 진정한 적, 우리가 그토록 물리치고자 마음을 모았던 그 적들 앞에서 적보다 개혁의 동지여야 할 사람들에게, 한때 동지였던 사람들에게 더 강한 적의를 보이고 있다. 적들에 대한 승리를 탐욕스럽게 갈구하던 그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채 아직 적이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에게, 경쟁 상대일 뿐 극복의 대상이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에게 강한 적의와 미움, 비웃음을 보내고 있다. 개혁 세력의 이름으로, 개혁의 이름으로 말이다. 개혁 세력 스스로 같은 개혁 세력에게 수구의 탈을 씌워가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