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오.. 오유 간만에 와봤더니 재밌는 일을 벌이셨네.
저격을 당했으니 답변 글이자 나의 행동에 대한 설명을 해보고자 합니다.
오유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의 주류를 형성하고 그 주류에 벗어나는 사람은 거부, 비난, 처단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당신하고 나하고 의견 차이가 있고, 나 혼자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으니 이를 널리 알려 처단하겠다는 의도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일베나 오유나 비슷한데 일베로 가지 왜 오유나 하고 있느냐, 에 대한 답변은 간단합니다.
일단 약간 좌로 틀어져 있구요, 시사 게시판을 제외한(최근에는 좀 달랐으나) 타 게시판의 경우 따스한 시선을 가지고 바라보며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커뮤니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뭐가 일베나 오유나 이냐(이 부분에서 가장 크게 노했으리라 생각하고)
타겟을 정합니다. 박근혜, 보수, 노년층, 일베, 메갈 등등.
그리고 우리의 의견에 반하는 자들.
타겟을 정했으면 무얼 해야 하느냐, 까는 거죠.
욕설, 비난, 모욕. 크~ 현실에서는 입에 담으실 리가 없는! ( 생각합니다.) 그럴 거면 뒤지는 게 낫다느니, 뭔발놈, 뭔년, 애미애비나오고 뭐.
이 부분에서 일베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까? (어느 커뮤니티에나 이상한 사람은 있는 거고 그런 사람이 그런가 보죠! 라는 의견에 답을 드리자면, 저는 베오베에 올라오는 글들과 따봉 받은 퍼런 댓글을 이야기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틀린 사람으로 바라보니 어떠한 욕을 해도 모든 게 정당화되는 기분일 겁니다.
마치 십자군처럼.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 하는 거죠.
자 뭐 이번 메갈리아 건을 예로 들어봅시다.
메갈리아에 (여러분의 생각대로라면) 동조하는 세력이 적지 않습니다. 그중에는 진보세력도 있었으며 소위 지식인으로 불리는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아 이 사람이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거지? 라고 의문점을 가질 것입니다.
그런데 오유의 흐름은 어떠하였느나. 저야 뭐 오유 베오베만 훌쩍 읽고 가는 사람이니까 본 것만 이야기하겠습니다.
베오베에 올라온 대다수 글들, 그리고 메달이 줄줄이 달린 댓글은 대상에 대한 비난과 욕설뿐이었죠.
그래서 난 궁금한 겁니다. 이 사람들은 그냥 깔라고 모인 건가?
뭐 사실 커뮤니티 하는 게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는 거니까. 하나의 제물을 세워서 돌 던지는 걸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건가? 내가 아는 오유는 악플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아니지 않나? 이렇게 악플을 달아놓고 일베랑 다르다고??
뭐 대다수의 오유 글들은 그냥 일상에 관해 이야기하고 누군가의 아픔에 같이 슬퍼하는 곳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고통을 누군가에게 폭력으로 휘두르는 건 결국은 또 다른 가해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시기 바랍니다.
티셔츠를 산 사람은 모두 메갈이야! 라고 생각하고 공격하면 메갈은 단순한 주적밖에 되지 않습니다.
개중에는 단순히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에서 구입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한남충 운운하는 메갈리아도 있을 것입니다. 다 같은 메갈년이 아니라는 이야기지요.
강대 강으로 부딪힌다고 하여 무슨 득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저번주였던가요, 썰전에서 유시민 작가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무기를 사들여 북한과 군비경쟁을 해서 남과 북에 남는 것이 무엇인가? 이득은 누가 보는 것인가?
원론으로 돌아와서, 제가 왜 그 작가를 옹호하였느냐.
뭐 옹호도 아니었지만, 해당 작가의 소속사 AA미디어 대표의 페이스북에서도 한바탕 난리가 있었지요. 해당 작가가 블로그에 밤새도록 반성의 댓글을 작성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제는 그만해도 될 것 같다고 하자 대표는 좀 자고 일어나서 하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댓글을 썼습니다. 그 시각이 대충 아침 8시쯤인가 되었을 겁니다.
그러한 상황에 제가 댓글을 쓴 겁니다. 아따 댓글 4천 개나 달려있는데 그걸로는 만족 못 하소? 거 고만 좀 허고 지금도 뻘소리 해대는 작가에 화력 집중이나 하죠잉. 그러다 아 죽것심더.
그 뒷이야기는 뭐 아시는 데로 입니다.
제가 일베로 보이시면 일베로 취급하십시오. 뭐 그렇게 설득력 있는 인간도 아니고 몇이나 읽을까 싶긴 하지만.
그냥 주저리주저리 써 내려 갔습니다. 다시 차단당하면 뭐 어쩔 수 없는 거고.
난 원래 하던 데로 눈팅러로 돌아갑니다. 남 기분 좋게 해주는 재주가 없어서 칭찬하는 건 별로 쓰지도 못하고 이건 아니다 싶은 글에 틱틱거리기만 했습니다.
저격 글로 날 설득하려 했다면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내가 변하는 건 없습니다.
그럼 모두 평안한 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