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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호
게시물ID : panic_933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종말의예언자
추천 : 10
조회수 : 165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5/02 00: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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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1일.
 
경보가 울리고 바로 방공호에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 핵미사일이 근처에 떨어졌다.
밀덕후/생존주의자라고 놀림 받으면서도, 재미삼아 만든 방공호가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정수장비, 식량, 물 없이 머리를 감을 수 있는 샴푸, 읽을거리를 뒀더니 든든하다.
나 혼자 있는 것이 매우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5개월은 거뜬히 버틸 수 있는 양을 비축해뒀다.
이제 핵 낙진이 사라지고 나갈 수 있게되면 그냥 문을 열고 나가면 된다.
서바이벌 책에 그렇게 적혀있더라.
 
 
 
 
3일.
 
밖에서 평범하게 살 때는 그렇게 좋아하던 땅콩버터, 잼, 초콜릿이 왜이렇게 맛이 없을까.
그래도 달달한 것이 들어가면 일단 근심걱정이 싹 사라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이대로 최소 두 달은 버텨야 한다니, 지루해 죽겠다. 백과사전이라도 가져다둬서 참으로 다행이다.
라디오는...... 다행히 방송국이 파괴되진 않아서 잘 나온다. 물론 24시간 내내 긴급속보 뿐이다.
음악 방송이라도 해주면 희망차게 살 수 있을것 같은데.
 
 
10일.
 
지루해져간다.
할 일이 잠, 먹기, 잠, 먹기.
 
재밌는 일이 없을까.
 
 
 
15일.
 
플레잉 카드로 아무 규칙이나 만들어서 노는것도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백과사전은 벌써 정주행을 한번 했다. 다시 정주행이라도 해야하나.
 
 
16일.
 
참으로 다행이다. 그냥 이것저것 뒤적거리다 스도쿠 책을 발견했다.
그렇게 잘 하진 못하지만 하다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겠지.
 
 
20일.
 
국가에서 이제 사람들을 구출하기 시작한다고 방송에서 나왔다.
참으로 다행이다! 방사능이 문제지만, 성능 좋은 방독면을 제공한다고 했으니, 낙진의 흡입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21일.
 
 
갑자기 땅이 크게 흔들렸다. 지진인가? 환풍구에서 모래같은게 쏟아진 것 같긴 한데.....
방독면이 있긴 하니 나가봐야겠다.
 
 
 
22일.
 
이건 꿈일거야. 방공호 문을 열어봤는데..... 온통 흙천지다. 꽉 막혔어.
그래도 구출하러 오겠지? 올거야. 와야만 해.
 
 
 
30일.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저 라디오 방송은 거짓말이야.
이제 모든 구출 작전이 끝났다고?
말도 안 돼. 내가 아직 여기 갇혀있다고.
 
 
35일.
 
아냐, 제발 아니라고 해줘.
구출작전 종결이라니, 모든 생존자를 구출했다니,
아냐 나 아직 여깄어. 여기 있다고. 제발 꺼내줘 제발...
 
 
40일.
 
전쟁이 우리나라의 승리로 끝났고, 교전국은 전범재판에 넘겨진다는 방송이 나온다.
 
그러나 나는? 난 계속 여기 있어야해? 제발.....
 
 
60일.
 
위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어.
로드롤러 같은게 지나가는 소리였어.
 
그리고 환풍구로 떨어진 이건....
 
아스팔트???
 
 
61일.
 
아.... 숨이 차다.
어지러워..... 나 아직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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