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진보'와 '자유주의 강경 개혁파'(이하, 자유주의라 칭함) 의 사이에서 혼동하고 있는, 그래서 민주당과 정의당의 차이는 정책강도의 차이일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겪을지도 모르는 시행착오를 막기 위한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어려운 얘기를 하기 전에 간단한 것을 묻겠습니다. 혹시 우장창창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모르신다면, https://namu.wiki/w/%EB%A6%AC%EC%8C%8D%20%EA%B3%B1%EC%B0%BD%EC%A7%91%20%EC%82%AC%EA%B1%B4 에서 주관적 평가들을 거르고 읽어주세요.)
가게의 주인인 서씨가 결국 헌법소원을 제기함으로써 기삿거리가 없어지기 전까지, 서씨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기억하십니까?
네티즌들은 상대가 연예인이라고 을질 하는것 아닌가?/그정도는 아니지만, 서씨가 과잉행동을 한다/그래도 쓴 돈이 있는데, 서씨가 불쌍하다 라고 나뉘어서 의견을 개진했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마지막 의견을 가졌던던 사람이라면, 당신은 꽤 높은 확률로 진보 입니다. 물론 단순히 동정심이 우선적으로 반응한 경우일 수도 있으니, 글을 끝까지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다만, 진보는 거의 반드시 3번째 반응을 보입니다.
어라? 나는 앞의 두 반응을 했지만 내가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라고 생각하시나요? 내가 진보적이 아니라니 이게 무슨소리야라는 느낌이 드시나요?
제가 이 글을 가장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바로 당신이며, 아주 높은 확률로, 당신은 자유주의자이지 진보는 아닙니다. 그 이유를 지금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소위 진보를, 민주당이 아무리 좌클릭해도 진보정당과 구분짓는 중요한 요인은 이 두 부류가 규칙에 대한 견해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우선 자유주의자들에게, 규칙은 우리들 자신에 의하여, 우리들 자신을 위해, 우리들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달리 정할수 있는 것 입니다.
또한 그들은 "불편부당한" 담론형성 과정을 통해 혹은 그에 준하는 공정을 통해 규칙이 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과정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서 규칙을 조정했다면 준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정했으니까요.
대신 이들은, 절차의 공정성에 대해 민감합니다. 이들이 규칙을 준수 하는 이유가 조정절차가 어느정도 이상 공정했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조정과정 내부의 자유주의자들은 대체로 규칙의 조정원리로써 롤스의 최소극대화 원리에 동의하며, 최소극대화를 빨리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상대를 어르고 달래서 가자는 사람들로 나뉩니다. 최소극대화를 빨리 이루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진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겁니다.
하지만 진보(이제부턴, 구좌파라 칭합니다.)는 자유주의자와는 근본적으로 생각이 다릅니다. 그들에게 담론에 의하여 정해진 규칙이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득권에 의해 다양한 방법으로 '아주 많이' 통제, 왜곡될 수밖에 없는 결과물 입니다.
따라서 그들에게 불편부당한 조정과정이란 단순히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조금 더 공정해진 조정과정 이란 것은 궁극목표를 방해하기 위한 시혜이거나, 궁극 목표에 미치지 못한 미완의 결과물 입니다.
그러므로 조정된 규칙은 궁극 목표(높은 확률로 ~의 해방이며,적어도 최소극대화는 목표가 아닙니다.)를 위해서는 경우에 따라 단호히 거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단호한 거부가 핵심입니다.
조정된 규칙의 거부는, 자유주의자들에게는 담론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비상상황 -이 부분은 당연하지만 주관적입니다.- 에서만 허용되지만, 구좌파에게는 그 거부의 허들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 *단, 아무렇게나 가능한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구체적인 것은 제가 그쪽이 아니라 상세하게 말하기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때때로 진보적이지 않은 사람이 보기에 무조건적으로 보일 만큼 어떤 주체를 옹호합니다. 그것이 조정된 규칙을 명백하게 거부하고 있는 것일지라도 그들이 생각하는 임계점을 넘었다면 문제가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구좌파는 동료 시민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불신합니다. 당연귀결이지요. 기득권에 의해 왜곡된 규칙을 따르고 있음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존재니까요.
이들이 '공부하세요'를 입에 달고 살며, 자꾸 가르치려 드는건 그래서입니다. 그들은 완벽하게 선의로 그렇게 행동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이제, 규칙이라는 단어를 상식이나 법률과 같은 단어로 바꿔 읽으시면 됩니다.
왜 저렇게 바꿔 읽을수 있냐면, 상식이나 법률과 같은 것들이 담론을 거쳐 규칙이 되어 우리의 일상을 통제하는 것의 실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이렇게만 적어놓으면 이해하기 힘드니, 구체적 사례를 통해 알아 보겠습니다.
최근에 있었던 구좌파 성소수자 단체의 문재인 후보 연설장 난입은.'성소수자 해방'을 위해 '상식'이라는 조정된 규칙을 준수하지 않았군요. (난입자의 소속 단체는, 문재인 후보 연설장소 난입 바로 다음날, 정의당과 연대협약을 맺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통진당' 역시도 구좌파 단체의 일종이며, '민족해방'을 위해 아주 많은것...들을 준수하지 않았습니다. (다들 아시리라 믿습니다.) *제가 언급할 단체들을 통진당 취급하기 위하여 언급한 것은 아닙니다. 이들은 너무 많은 것들을 거부했습니다.
우장창창 사건에서 서씨의 편을 무조건 든 사람들중 일부는 '임대-임차인의 예속적 관계에서의 해방'을 위해 '기득권에 유리하게 조정되어있는 현존 법률'의 위법적 거부를 옹호했습니다. (서씨가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합법적 거부의 영역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기사거리도, 관심도 멀어졌지요.)
정의당이 '스스로 약자라고 인정한 단체'들의 위법에 관대한 것은, '약자인 민중 해방'을 위해 기득권에 유리하게 조정된 규칙을 단호히 거부하는 것의 일환입니다.
-약자라고 그들이 인정한 단체는 연합한 성소수자 단체, 노조, 메갈리아 등이 있습니다. 이 인식은 심상정 위악이 투쟁의 수단 이라고 검색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위의 반복입니다만, 페미니즘은 '여성해방'을 위해 '남성 기득권 이 조정한 현존 질서'의 거부 일체를 옹호합니다. (여성 민우회가 메갈리아를 '그래도 페미니즘' 이라고 감싸는건 그래서입니다.)
다른 사례가 이외에도 있지만, 다 적자면 글이 너무 길어지겠으니 생략하겠습니다.
만약 당신이 지금, 아 역시 나는 진보주의자야. 라는 생각이 든다면 건승하십시오. 망설일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혹시 당신이, 나는 진보주의자가 아니지만, 그래도 민주당의 개혁강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정의당이 더 좋다면, 그 역시도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사람에 따라서, 기반이 되는 과정상의 불편부당의 준수보다 개혁강도가 그래도 더 마음에 걸리는 사람은 당연히 존재합니다.
다만 여러분중 누군가가, 진보에 대해 저와 같은 방식(민주당과 정의당은 정책 강도면에서 차이가 나는 정당이라는 생각)으로 기대했다 실망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을 정확하게 알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해서, 저처럼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별 볼일 없는 글솜씨나마 긴 시간을 들여 이런 글을 쓴 것은 그래서입니다.
제 이야기가 당신의 선택에 더한 확신을 주었던, 인식의 변화를 주었던,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