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형들이 사온 드래곤볼 읽은 정도..
재미있었지만 그걸로 끝..이었죠.
원래 활자를 더 좋아하기도 했고요.
가끔 만화잡지를 보기도 했지만 정기적으로는 아니었고, 집에 만화관련된 서적은 죄다 형들 소유라서..
그러다 어느날 하교길에 공원근처 쓰레기장에서 책 한권을 발견하게 됩니다.
일반서적 몇권과 함께 있던 노란표지..
그건 도쿄 바빌론 2권이었습니다.
난생 처음 접하는 현란한 겉표지에 먼저 눈이 갔습니다.
그리고 읽고 난 이후에는 내용에 멘붕이 왔죠.
내용이 외국에서 어렵게 건너온 한 소녀가 사회적 차별과 불합리에 힘들어하다가 주인공?을 만나고 여차여차 이어지는 내용인데
이게 해피엔딩이 아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뒷 내용도 마무리가 아닌 듯하고..
뭐지 하고 보니까 이게 2권이더라고요.
소년만화의 호쾌한 느낌만 알다가 뭔가 사회비판적인 어두운 느낌을 알게되니 만화책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제가 만화책에 빠지게 된 계기는 그거였습니다.
집에서 듣는 소리가 맨날 '만화는 어린애나 보는거다' '만화는 교육적이지 않다' 이런 거였으니..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국민학생이 뭘 알겠습니까. 어른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는거죠.
근데 아닌데? 아닌 것도 있는데?
그래서 내가 직접 확인하지 않고 어른들 말을 다 믿는게 '착하다'는 의미인가? 이런 생각이 들면서..
난 착하다는 말보다 내가 직접 사실을 확인하는게 더 땡기는데?
그래서 만화책에 빠져서.. 혼내지는 않더라고요.
성적만 나오면...
암튼 그렇게 만화책을 파기 시작하면서 관심사가 넓어지고..
애니, 코스프레, 외국의 전문잡지.. 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친구도 만나게 되고..
그래서 지금은 접할 기회가 줄었어도 여전히 호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계기는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