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한 나라가 서서 한 민족이 국민 생활을 하려면
반드시 기초가 되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없으면 국민의 사상이 통일되지 못하여
더러는 이 나라의 철학에 쏠리고 더러는 저 민족의 철학에 끌리어
사상의 독립, 정신의 독립을 유지하지 못하고 남을 의지하고
저희끼리는 추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현상으로 보자면
더러는 로크의 철학을 믿으니 이는 워싱턴을 서울로 옮기는 자들이요,
또 더러는 마르크스, 레닌, 스탈린의 철학을 믿으니
이들은 모스크바를 우리의 서울로 삼자는 사람들이다.
워싱턴도 모스크바도 우리의 서울은 될 수 없는 것이요,
또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니,
만일 그것을 주장하는 자가 있다고 하면, 그것은
예전 동경을 우리 서울로 하자는 자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우리의 서울은 오직 우리의 서울이라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철학을 찾고 세우고 주장하여야 한다.
이것을 깨닫는 날이 우리 동포가 진실로 독립정신을 가지는 날이요,
참으로 독립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