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요?
왜 사표를 신경쓰지 않아야 하죠?
내 한 표가 결과를 만들지 못하고 현실정치에 대해 영향력을 포기하는 것인데
그걸 왜 소신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사표심리가 작은 정당에 불리한 것은 맞지만
유권자들의 사표심리를 탓하기에 앞서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할 문제죠.
사표심리는 유권자 입장에서 현실적인 결과를 만들고 싶어하는 합리적인 예측입니다.
박찬욱 감독이 소신껏 심상정을 지지한다고 했을 때 이해할 수 있었으며
다른 누구도 아닌 그가 예술가라서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예술은 그 자체의 멋짐이 목적이고 딱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아도 되니까요.
하지만 냉정히 말해서 투표는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죠.
투표는 그것을 통해 내가 원하는 정치적 환경을 이끌어내는 게 목적입니다.
내가 원하는 최선의 정치적 환경이 가능성이 희박할 때 차선의 정치적 환경을 선택하는 것은
최악의 정치적 환경을 막기 위한 합리적인 사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