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모님 대구경북 토박이시고, 아버진 군인이셨고.. 투표권 생기고 지금까지 새누리 계 외엔 찍어본적이 없습니다. 아버지 설득하는건 아예 포기했고, 그나마 말이 통하고 상식적이고 심성 착한 어머니라도 문재인 찍게 하고자 별 감언이설 다 하며 설득 중입니다. 어머닌 지난 총선에서도 대구노 변해야한다며 김부겸 찍었고요. 김문수는 대구에 관심도 없던게 총선이라고 새누리 업고 나오면 다냐고 비난했었죠. 박근혜한테도 엄청나게 실망..(아버진 박근혜한테 실망해서 이ㄴ저ㄴ하면서도 레드준표 찍을 거라고..;)
저도 전에는 새누리 인간들 욕해대며 좀 제대로 알라고 이것저것 설명했지만, 그러면 싸움으로 번지기 십상이더군요. 요즘은 문재인이 엄마가 아는 것처럼 북한에 퍼주고 호남 퍼주고 그런 사람 아니다, 그런 사람들 다 국민의 당으로 나갔다, 그런 인간들하고 공천권 나눠먹지 않으려 당 개혁했고, 지금 그래서 민주당이 잘하고 있는 거라고 포지티브한 방식으로 설득하고 있습니다. 아, 위에 호남 운운하는 부분은 지역적인 특수성을 감안하고 읽어주세요ㅠㅠ 대구경북은 민주당 되면 북한도 북한이지만 호남에 퍼준다고 싫어하는 분들 많습니다. 그런 말엔 대구는 그러면 안된다, 그래도 대구는 어느 정도ㅈ발전이라도 했지, 호남은 좀 큰 도시라고 해도 대구경북에 비하면 많이 낙후돼있다, 지금은 수도권 빼면 다 망해가고 있는데 지역이 균형적으로 발전해야한다 라고 찬찬히 말씀드립니다. 상식적인 분들은 이 정도면 크게 반발하지 않고 넘어가 주십니다.
아무튼 저희 어머닌 가톨릭 신자인데, 성당에서도 아주머니들이 예전처럼 막무가내 새누리, 자유당 지지는 아니라고 합니다. 저도 어느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들은 말 중에 '미국도 보수 정권 2번 8년하고 진보 정권 넘어가면서 번갈아하는데 한국도 그래야한다고, 한쪽이 계속 집권하면 안된다'고 하는 얘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젊은사람 아닌 할아버지의 말이었어요.
대구도 조금씩은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못 먹어도 새누리, 미워도 다시 한번 하는 식으로 홍준표 찍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놈은 아니다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낙숫물이 바위 뚫기 기다린다며, 부지하세월 언제까지 기다려야하나 답답하시겠지만, 그래도 분명 변화의 조짐은 보입니다. 자유당 새누리 콘크리트였던 저희 어머니도 변해가고 있습니다. 성당 아주머니들도 대부분 김부겸 찍을 정도로, 그래서 당선시켰을 정도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너무 답답해만 말아주세요. 절망할 것도 없습니다.
대구경북에서 홍준표가 1등 찍더라도 문재인과 그 차이가 크진 않을 겁니다. 묻지마 지지는 노년층의 아이돌 박근혜로 끝났습니다. 너무 불안해하거나 좌절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영업하면 되는 겁니다. 대구도 마찬가집니다.
물론 저도 어느 정도 말이 먹히는 엄마한테나 설득하지 아버진 그냥 안철수 안 찍게 하는 것밖에 못해서 죄송하지만요ㅠㅠ(근데 저희집은 2012년부터 안철수 싫어하는 걸로는 대동단결한지라; 가족 모두 정치성향이 다른데 찰스싫어하는걸로 처음 의견일치했었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