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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鬼神)들린 고개
아주머니, 말씀만이라도 고마워요.
아무리 해가 떨어지더라도 저 재를 넘어가야만 해요.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원망도 부리나케 숨어버리는 험한 산 하고도 고개라는 걸요.
아유, 이 녀석아.
엄마 비녀는 왜 자꾸 잡아당기누.
네, 우리 업둥이 6개월이래요.
걱정 마세요, 순둥이라 종일 업혀있어도 울지도 않아요.
아무렴요, 저 재만 넘으면 서방님을 만날 수 있네요.
내일이면 또 어디로 끌려갈지도 몰라 오늘만은 넘길 수 없어요.
설움이라도 삼켜 속 채우려 했는데 한 사발 잘 얻어먹었어요.
아뇨, 아기는 깨어나면 그때 젖 물리려고요.
낫은 웬 거예요?
이년이 아무리 박복하기로서니 그러기야 할까요.
그 말씀 못 믿어서가 아녜요.
아주머니 정성을 봐서라도 산적은커녕 호랑이도 물러가겠어요.
베풀어주신 은혜 평생토록 잊지 않을게요.
네, 걱정 마세요.
이만 들어가세요.
멀리 나오지 마시래도요.
……
아주머니, 좀 나와 보셔요.
그 말씀이 맞았어요.
귀신이 정말 나타나서는 내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게 아니겠어요?
챙겨주신 낫으로 내가 두 눈 질끈 감고서 후려냈죠.
왜 저를 그렇게 보세요?
귀신이 어디에서 나타났느냐고요?
그야 등 뒤에서
비녀를 잡아당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