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으시겠지만, 4월 24일자 심상정 후보의 전주 유세 기사를 보고 더더욱 실망하였습니다.
1. 이 유세에서 심상정 후보는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몰빵으로 삶이 바뀌기는 커녕 가장 낙후된 지역이 되고 일자리 또한 구하기 어렵게 됐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호남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를 호남민의 잘못으로 몰아세우고 있는 발언입니다. 왜 호남이 발전하지 못했는지, 저와 심후보의 생각은 많이 다른가 봅니다. 그리고 지역발전을 얻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도 잘 생각해보지 않은 듯 보입니다. 지난 총선 결과를 다시한번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2. 또 "그동안 투표를 할 때 내 삶을 바꿀 후보가 있음에도 사표 걱정 때문에 '될 사람'을 밀어주는 차선을 선택했다'라고 발언했습니다. 한번 생각해 봅시다. 지금껏 호남이 누구를 지지했는지.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2012년도에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었습니다. 이들이 과연 차선이었을까요?그리고 2007년도에는 진보적이라고 꼽히는 정동영 후보를 지지했었지요. 그럼 이 후보들을 빼고 '내 삶을 바꾼 후보'는 누가 있었을까요.(물론 긍정적인 방향으로요) 심상정 후보의 생각과 저의 생각은 많이 다른가 봅니다.
3. 이후의 발언은 "그렇게 해서 대한민국이 어디로 왔으며 될 사람으로 밀어준 박근혜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합니다... 대구가 아니라 전주에서요. '여러분은 차선의 선택을 했다 -> 지금 그사람은 박근혜다...' 누가 들으면 2012년 대선에서 호남이 박근혜에게 몰표를 줬는 줄 착각할 것 같습니다.
4.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우선 호남의 몰빵투표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과 국민의 당이 분리되면서 반반으로 나뉘었고, 대선후보 지지도도 문후보와 안후보에게 골고루 분산되고 있습니다. 물론 문후보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안후보의 지지율도 전국 평균에 비하면 높게 나오는 편입니다. 이미 몰빵투표라는 것 자체가 나오지 않을 상황에서 몰빵투표했다고 전북민을 나무라는 태도는 좀 이해하기 힘드네요.
5. 심후보는 왜 호남민이 그동안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왔는지, 잘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역민들이 왜 자신들을 학살하고 핍박한 정당이 아닌 그 반대급부의 정당을 지지했는지. 왜 특정 지역에 국가의 주요 기반시설과 자본을 다 쏟아 붇고, 다른 지역은 인구 유출과 더딘 지역발전을 견디게 한 정당이 아닌 그 반대급부인 정당을 지지했는지를 말이지요. 그런 생각을 하셨더라면 조금 다르게 말하지 않으셨을까 하네요.
6. 결론적으로 호남의 몰빵민심은 경북의 몰빵민심과 정 반대 성격의 것인데, 이것을 비판하는 것에 실망한 것 같습니다. 그 심리 덕분에 심심치 않게 진보정당 후보도 당선되었던 그 지역에서 말이죠...
p.s 가르치려 드는게 아니라 따뜻하게 보둠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몰빵해서 잘된거 있나!가 아니라, 그동안 몰빵해서 된게 없으니, 이번엔 나에게 그 표를 달라. 이번엔 내가 기어코 바꿔내 보겠다 라고 말하는게 정말 민심을 움직일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