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얘기를 합니다.
바람 피우지 마세요.
집안에 일이 있어 고향에 갔다가, 간 김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내 친구지만 참 나쁜놈입니다.
저도 대 놓고 말합니다. 넌 쓰레기라고. 니가 친구니까 노는 거지 이성으로 만났으면 너같은 새끼는 나쁜놈일 뿐이라고.
처음 만난게 초등학교 때니 서른 중반이 된 지금, 25년을 봐 온 친구입니다.
친구로써는 화통하고 뒷말이나 뒷끝이 없고 재미난 녀석이지만, 바람의 역사를 가진 친구입니다.
20년 동안 많이 바뀌어 온 여자 친구들, 애인들, 바람 피운 상대들.
제 작년 명절, 고향을 갔을 때 만나던 여자가 있더군요.
내 친구를 참 많이 좋아하는 참한 여자였습니다.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단정하고 미소 짓고 있는 얼굴이 참 고왔습니다.
그래서 내 친구 옆에 두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 헤여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친구가 헤어지자고 했다 합니다.
그런 친구 얼굴이 좋지 않습니다.
왜냐고 물으니 다시는 이렇게 좋은여자, 자신이 이렇게 사랑 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아프답니다.
그 친구 입에서 사람의 마음으로 아프다는 말을 듣는 것도 조금 놀라웠습니다.
왜 헤어 졌냐고 물으니 아무말도 안합니다.
그 여자분과 문제가 있었냐고 하니 아니랍니다.
(남녀 사이는 두 사람만 아는 일이 많다고 봅니다.)
내가 재촉하여 물으니 친구가 입을 엽니다.
작년 여름에 바람을 피운 적이 있답니다.
들켰냐고 하니 아니랍니다. (물론 이 미친 새끼 삐리리리 하고 욕을 한바가지 해 줍니다. 생각하는 것보다 험하게 말하고 욕했습니다. )
헤어진 여자 친구는 처음엔 좋다고 하니 사귀었는데, 어느새 내 친구가 더 좋아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았답니다.
처음으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그런데, 그 바람 피운 것이 마음에 걸려 고민을 했는데 결국 선택한 것은 그 여자분을 보내 주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 들었답니다.
너무 사랑하여 본인 곁에 두는 것이 가혹하여, 진심으로 더 좋은 사람을 만나길 바란다고 합니다.
내가 안 들켰으면, 앞으로 바람 피우지 않고 잘 하면 되지 않냐고 하니 그 미친*이 웃으면서 눈물까지 글썽이며 말합니다.
"있었던 일이 없던 일이 되지는 않아."
자신의 과거를 비난합니다. 나는 왜 그런 놈이었을까? 그래서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떳떳하지 못하게 만들었을까?
결국 본인이 저지른 일들이니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들어 주는 일과, 앞으로 바르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내가 방문하는 커뮤니티에 올려도 되냐고 물으니 제발 올려 달랍니다.
(어차피 나 인줄은 모르겠지? 하며 부끄러움은 압니다. )
잘 말 해 달라고 하더군요.
바람 피우지 말라고.
그래서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는 일을 다른 사람들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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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바람 피운 사람은 또 바람을 피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내 친구도 그럴 지 모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또 어떻든, 이번은 깊은 후회를 하더군요.
다음에 만나는 사람에겐 너의 지난 과거를 모두 말하길 바란다고 얘기했습니다.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아니고, 타인이며, 내 앞도 모르는데 다른 이의 앞까지 어찌 될지는...
다만 이번 일로 앞으로는 개**가 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